[프로야구결산] ③비상 노리는 김태형의 롯데…SSG도 새판짜기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잔치는 끝났다. 이제는 새판짜기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거나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낸 프로야구팀들은 일찌감치 2024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일부 구단은 감독, 코치, 프런트 조직을 개편하며 선 굵은 행보를 펼치고 있다.
가장 큰 움직임을 보이는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올해 7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지난 달 계약기간이 1년 더 남은 성민규 단장을 경질한 뒤 신입사원 출신인 박준혁 신임 단장을 선임하는 등 파격적으로 움직였다.
팀을 이끌 신임 사령탑엔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이끌었고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2022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결별한 뒤 1년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사령탑으로 돌아왔다.
롯데 팬들은 김태형 감독 체제로 다시 시작하는 구단 행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30년 넘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한 것도 2017년이 마지막이었다.
롯데는 코치진도 대폭 물갈이했다.
김민재 수석코치, 주형광 투수코치, 김주찬 타격코치, 김광수 벤치코치, 김민호 수비 코치, 고영민 작전 코치 등 김태형 감독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췄던 지도자들이 대거 거인군단에 합류해 새로운 색을 입히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복귀는 2024시즌 프로야구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산과 롯데는 벌써 '김태형 더비'로 불리며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 있다.
2022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던 SSG 랜더스도 롯데 못지않게 거침없이 활보했다.
SSG는 지난 달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NC 다이노스에 3연패로 무너지자 계약기간을 2년이나 남겨둔 김원형 전 감독에게 경질 통보를 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SSG는 발 빠르게 여러 감독 후보와 접촉했다.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 코치가 신임 감독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몇몇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들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SSG는 코치진도 대거 경질하며 새로운 사단을 구성할 준비를 마쳤다. SSG는 이미 NC 다이노스에서 해외 연수를 마친 손시헌 코치를 2군 감독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8위로 처진 삼성 라이온즈도 단장을 교체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삼성과 큰 접점이 없었던 이종열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한 뒤 발 빠르게 새로운 코치들을 영입했다.
키움 히어로즈, 롯데, 한화 이글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정민태 해설위원을 1군 투수 코치로 선임했고, SSG에서 활동하던 이진영 타격 코치를 모셔 왔다.
이밖에 정대현 2군 감독, 강영식 2군 투수 코치 등 굵직한 새 얼굴들과 계약했다.
가을 야구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KIA 타이거즈도 칼을 빼 들었다. 오랜 기간 투수들을 지도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서재응, 곽정철 코치와 결별하고 두산에서 활동하던 정재훈, 한화 출신 이동걸 코치를 새로 영입했다.
외부 수혈로 새로운 분위기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로 허무하게 가을 야구를 마친 두산 베어스 역시 코치진을 개편한다.
기존 정재훈 코치의 빈자리는 조웅천 전 SSG 랜더스 투수 코치로 메웠고, 다른 부문 코치 영입에도 힘쓰고 있다.
9위 한화 이글스 역시 최원호 감독을 보좌할 다수의 신임 코치를 영입했다.
SSG에서 활동하던 정경배 코치가 수석으로 임명됐고, 삼성 2군 감독으로 활동하던 김재걸 코치는 작전 코치로 합류했다. 이밖에 박재상 주루 코치와 김우석 수비 코치도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워낙 많은 코치진이 이동한 탓에 KBO리그는 각 팀은 당분간 지도자 추가 영입과 선임 과정이 잇따를 예정이다.
새로운 판을 짠 뒤엔 본격적인 스토브리그에 뛰어들어 새 시즌 전력 보강에 나선다. 2024 프로야구는 벌써 시작됐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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