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30억 넘게 썼는데'…프로농구 2강 KCC·SK, 언제 반등할까
'오세근 영입' SK, 5할 승률 턱걸이
완전체 되면 상위권 경쟁 기대감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2023~2024시즌 프로농구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2강 부산 KCC와 서울 SK가 초반 기대이하의 경기력으로 힘겨운 행보를 걷고 있다.
13일 일정까지 KCC는 3연패에 빠지며 2승4패로 10개 구단 중 8위에 처져 있다. SK는 4승4패로 5할 승률에 턱걸이했다. 순위는 공동 5위.
두 팀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을 알차게 한 구단으로 평가받는다. KCC는 자유계약(FA) 시장에서 리그 최정상급 포워드 최준용과 가드 이호현을 영입했다.
기존 이승현, 라건아, 허웅에 최준용이 가세했고, 이달 군 전역 후, 합류할 송교창까지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축해 '슈퍼팀'으로 불렸다.
SK는 최준용, 최성원(정관장)이 FA 시장에서 팀을 떠났지만 안양 정관장의 상징이었던 센터 오세근을 영입하며 김선형-오세근으로 이어지는 막강 베테랑 듀오를 결성했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다.
KBL에 따르면, 두 팀이 국내 선수 구성을 위해 이번 시즌 투자한 몸값은 총액 30억원이 넘는다. 첫 선수 등록 이후 이뤄진 트레이드까지 적용한 것이다.
10개 구단 중 연봉총액상한 샐러리캡(28억원)을 넘은 곳은 KCC와 SK뿐이다.
KCC는 약 30억7400만원, SK는 약 30억300만원을 사용했다. 외국인과 아시아쿼터 선수의 몸값은 포함되지 않았다. KCC의 경우에는 귀화선수 라건아의 보수도 제외된 것이다.
그만큼 두 팀에 몸값이 높은 특급 국내 선수들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다수의 사령탑들이 KCC와 SK를 2강으로 꼽은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에 못 미쳤다.
KCC는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열린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전력의 중심 최준용이 내전근 부상으로 이탈해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나란히 KCC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과 허웅은 나란히 슬럼프에 빠졌다. 라건아는 경기당 13분12초밖에 뛰지 못했고, 알리제 존슨은 아직 적응 중이다.
KCC는 6경기에서 평균 91.8실점을 기록, 소노(92.2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3점슛은 경기당 11.7개나 허용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이 내줬다.
최준용이 지난 12일 소노전에서 처음 출전해 22점을 올리며 공수에서 안정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른 게 그나마 다행이다.
경기에서 졌지만 전창진 KCC 감독이 향후 보다 다양한 옵션과 전술을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된 것이다.
여기에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송교창이 군에서 돌아올 예정으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코어 최준용과 송교창의 어깨가 무겁다.
SK는 초반부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출전 때문에 일본, 대만 원정을 다녀왔다. 더불어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체력 부담이 크다.
큰 기대를 모았던 오세근은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이 뚜렷하다.
개막 8경기에서 평균 5.1점 4.8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부진한 모습이다. 또 가드 김선형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과거처럼 위협적이지 않다.
자밀 워니에게 집중된 공격 비중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격 루트가 단조로워 결국 워니만 찾고 있다. SK의 2점슛 성공률은 47.6%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SK 역시 안영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합류할 예정으로 전력은 앞으로 더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규섭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SK의 경우, 워니가 뛴 경기에선 4승2패를 했기 때문에 빡빡한 일정을 고려하면 매우 나쁜 편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세근은 시즌을 치르면서 정규리그 막판과 플레이오프를 겨냥해 몸을 만드는 타입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필드골 성공률이 너무 저조한 건 사실이다. 또 김선형이 빠지면 앞선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최근 경기에서 모두 워니만 찾는 모습이었다. 안영준이 복귀하면 다양한 조합과 전술로 구상했던 농구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KCC에 대해선 "최준용이 부상이었기 때문에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력으로 (6경기를) 치렀다. 소노에 패했지만 최준용이 오면서 공수에서 확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준용이 컨디션을 되찾고, 송교창이 합류하면 전창진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다. 이승현과 허웅이 제 페이스를 찾는 건 급선무다. 결국 SK와 KCC는 시기적인 문제일 뿐 완전체가 되면 곧 상위권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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