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1000만원씩 주시죠." 사상 초유 수상자 항의. 염갈량의 '1000만원 아차상'이 2000만원이 된 사연[잠실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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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에서 잘했음에도 MVP를 못받은 수훈 선수에게 자신의 사비 1000만원을 털어서 주겠다고 한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MVP가 롤렉스 시계를 받는데 내가 MVP를 제외하고 잘한 선수를 선정해 현금으로 1000만원을 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그리고 염 감독이 말한 그 다음으로 잘한 선수는 박동원과 유영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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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시리즈에서 잘했음에도 MVP를 못받은 수훈 선수에게 자신의 사비 1000만원을 털어서 주겠다고 한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
말 한마디 잘못해 졸지에 두배를 쓰게 됐다. 수훈 선수를 2명 지정하는 바람에 결국 2000만원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염 감독은 13일 한국시리즈를 4승1패로 우승한 뒤 기자회견에서 MVP 다음으로 잘한 '아차상'을 발표했다. 한국시리즈 준비과정에서 스스로 만들어 공표한 당근책.
염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MVP가 롤렉스 시계를 받는데 내가 MVP를 제외하고 잘한 선수를 선정해 현금으로 1000만원을 줄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한국시리즈 MVP는 한국시리즈 단일시리즈 최초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오지환이었다. 그리고 염 감독이 말한 그 다음으로 잘한 선수는 박동원과 유영찬이었다.
잠시 시간을 들인 뒤 "500만원씩 나눠서 줄 생각이다"라며 주인공이 둘이라고 먼저 밝혔다. 이어 "박동원 선수와 윤영찬 선수에게 주겠다. 둘이 좋은 가방 하나씩 사면 좋겠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시리즈의 흐름을 바꾼 2차전의 역전 투런포를 쳤다. 2차전 3-4로 뒤진 8회말 KT가 자랑한 철벽 불펜인 홀드왕 박영현을 상대로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냈다. 그리고 3차전에서도 박동원은 3-4로 뒤진 6회초 역전 투런포를 때려냈었다.
유영찬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발굴한 우완 투수다. 원래 필승조였지만 올해 처음으로 1군에서 던졌고 큰 경기 경험이 없어 조심스럽게 기용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8일 2차전서 2⅓이닝을 7타자 연속 범타로 잡아내며 불펜에 힘을 보탰고, 3차전에서도 2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5차전에서도 두번째 투수로 나와 1⅔이닝을 2안타 1실점으로 막으며 확실한 불펜 카드로 성장했다.
염 감독은 "영찬이는 내가 이닝을 끌고 가는데 있어서 숨통을 틔어준 역할을 해줬다"면서 "그래서 동원이에게서 500만원을 빼앗아 영찬이에게 주려고 어제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당초 박동원을 '아차상'으로 생각했다가, 유영찬과 공동 수상으로 마음을 바꿨다고 볼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세리머니 후 선수단 식사 자리에서 상금이 1000만원으로 올렸다.
수상자인 박동원의 항의(?) 때문. 박동원과 유영찬 공동 수상으로 500만원씩 받는다는 소식을 들은 LG 고참 선수들이 박동원에게 상금 500만원을 유영찬에게 양보하라고 압박한 것. 박동원은 올해 4년 총액 65억원의 FA 계약을 한 부자 선수. 유영찬의 올해 연봉은 3100만원에 불과하다.
박동원은 식사자리에서 염 감독을 찾아와 "1000만원씩 주시죠"라고 당당하게 말했고, 염 감독은 이에 흔쾌히 OK했다는 후문. 염 감독은 "박동원이 고참들한테 말을 들었나보더라. 동원이가 열심히 했는데 가방 하나는 사야 할 것 같아서 상금을 1000만원 씩 주기로 했다"며 기분 좋게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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