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정주영 도전…‘현대차는 안돼’ 비웃다 충격, 이젠 ‘100년 기업’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11. 1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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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EV공장, 한국 전기차 허브로
현대차, 생산제일주의→인본주의
정주영·정몽구·정의선 ‘뚝심 3대’
정주영 선대회장(맨위 중간)과 정몽구 명예회장(왼쪽), 정의선 회장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사진=현대차 제공]
“이봐 해봤어”

막노동과 쌀가게 직원을 전전했던 ‘흙수저’에서 ‘하면 된다’는 도전 정신과 사람을 중시하는 인본주의로 현대그룹을 일군 아산(峨山) 정주영 명예회장이 남긴 유명한 말이다.

그의 도전정신은 아들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을 거쳐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이어졌다.

정의선 회장도 선대 회장들이 일군 ‘50년 기업’에서 이제는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봐 해봤어”를 뚝심 있게 추진중이다.

그 결과, “현대차는 안돼”라는 비웃음은 사라졌다. 대신 “현대차가 한다네”는 부러움 섞인 소리를 들으며 미래 신사업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AI로 복원한 정주영 선대회장의 외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사진출처=현대차]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현대차가 13일 울산공장 내 전기차(EV) 신공장 부지에서 개최한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다.

울산은 정 선대회장이 ‘자동차는 달리는 국기’라 표현하며 자동차 산업을 국민경제와 국가공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은 곳이다.

울산에서 다시 되살아난 정 선대회장의 메시지는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본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고자 하는 현대차 임직원들의 오랜 꿈도 대변한다.

정의선 회장 [사진출처=현대차]
그의 도전정신과 인본주의는 아들인 정몽구 명예회장을 거쳐 손자인 정의선 회장의 유전자(DNA)에 각인됐다.

정 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도전의 아이콘’이 된 현대차를 ‘전동화 시대 100년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한국 자동차산업의 심장인 울산공장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혁신적인 제조 플랫폼과 최적의 근무환경을 갖춘 인간 중심의 인본주의 공장으로 전동화 시대 현대차 모빌리티 생산의 허브가 된다.

현대차 헤리티지관을 관람하고 있는 기공식 참석자들 [사진출처=현대차]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이동석 국내생산담당 부사장 등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채익 국회의원, 이상헌 국회의원, 박성민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울산 EV 전용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라며 “이 자리에서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의 EV 전용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29년만에 들어서는 현대차 국내 신공장
울산 EV 전용공장 [사진출처=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이다.

현대차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며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제품을 제공하고 국내 관련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혁신적 생산설비를 갖춘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인류에게 자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하고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현대차의 인간 중심의 가치는 고객뿐만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임직원에게도 향해 있다.

임직원을 위한 최적의 근무환경은 물론 자연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미래 50년을 이끌어 나갈 사람 중심의 공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사진출처=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 라인의 기술자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만들고, 도전하면서 발전해왔다”며 “사람의 힘으로 원대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온 울산공장의 헤리티지를 이어받아, 현대차는 사람을 위한 혁신 모빌리티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EV 전용공장은 54만8000㎡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완공 예정이며 2026년 1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이 신설 공장에서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소비자도 생산자도 모두 ‘웰빙·힐링’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행사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현대차는 울산 EV 전용공장에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한다.

근로자 안전과 편의, 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됐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

생산 차종 다양화 및 글로벌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 생산 시스템도 도입한다. 제품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위한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로보틱스, 스마트 물류 시스템, AI 등 혁신 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장을 만들어 전동화 시대에도 사람이 중심이 되는 ‘EV 신공장’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 행사 [사진출처=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은 또한 육중한 기계들이 도열한 삭막한 공장에서 탈피해 자연 친화적인 설계로 작업자들의 피로도를 줄이고 서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공장 내부로 자연광을 최대한 끌어들여 근로자들이 따듯한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휴게 및 사무 공간으로 활용될 그룹라운지를 오픈형으로 구성했다.

울산의 자연을 공장 안으로 들여온 센트럴파크는 휴식 공간이자 각 동을 연결하는 허브가 된다.

파사드에는 태양광 발전 패널과 업사이클링 콘크리트 패널 등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공장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울산=최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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