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신병동’ 연우진 “내 삶 열렬히 사랑하고파”
“궁극적 목표? 가정 꾸리고 싶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은 정신건강의학과 근무를 처음 하게 된 간호사 다은이 정신병동 안에서 만나는 세상과 마음 시린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3일 공개 후 “어른들의 동화” “위로와 힐링을 얻었다” 등 긍정적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연우진은 공개 소감을 묻자 “넷플릭스 작품은 처음이라서 공개되자마자 시청하신 분들과 같이 호흡하려고 빠르게 완주했다. 펑펑 울었다”며 “흔히 라포(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뤄진 인간관계)가 쌓였다고 하지 않나. 사람들과 라포가 쌓였는지 성완 유찬이 얼굴만 봐도 울컥했다. 내용이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울컥해서 나도 마음에 문제가 있나 생각했다. 7부에서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를 할 때 감정이 와닿았다. 민 교수님이 안경을 벗고 담배를 찾는 신이 있는데, 그 신에서 쌓이고 쌓였던 감정이 터졌다”고 말했다.
스스로 놀랄 정도로 몰입하며 봤다는 연우진은 극 중 항문외과 의사 동고윤을 연기했다. 동고윤은 손 마디를 꺾는 강박이 있는 인물. 평소에도 손을 꺾는 버릇이 있는 그지만, 굵은 손가락은 특수분장으로 만들었다.
연우진은 “제 손이 굵지는 않고 아담한 편이라 하루에 한 신 찍는 날도 손이 조금만 보이면 1시간 반 정도 특수분장을 했다. 손 분장이 망가지면 안 돼서 애드리브로 보일 수 있는 연기도 준비를 많이 해서 계산적인 연기를 했다”고 밝혔다.
또 항문외과 의사 역할에 대해 “내가 많이 찾아보니 항문외과 의사 선생님께서 진료하다가 민망한 상황에 많이 노출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정신과랑 마찬가지로 항문외과도 환자들이 병을 숨기려고 한다. 그래서 의사가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민망하고 웃기는 상황 속에서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작품 하다 보면 그 캐릭터에 관련된 문헌을 보는데 이번엔 오히려 환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많이 봤다. 환자들의 눈을 보다 보니까 동고윤 캐릭터와 항문외과 의사로서 마음가짐이 잡혔다. 전문적으로는 나름의 스킬을 익히기 위해 집에서 인형으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도 다양한 인간군상이 있지만, 그걸 떠나서 착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의 따뜻함이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건 연출의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어른들의 동화’라고 했는데 그런 판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오히려 비현실적이지만 악역 없이 드러나는 사람들의 순수함 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감독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믿음이 생기더라. 선한 사람들의 순수함, 따뜻함으로 충분히 주제를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정다은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힘든 캐릭터다. 제가 중간중간 박보영과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가려 했는데 너무 힘들어해서 복도에 앉아있더라. 그래서 다가갈 수가 없더라. 동고윤은 힘들 때 기다려 줄 줄도 아는 어른이다. 그래서 편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힘든 와중에도 산타 복장을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눠주고, 추석 때는 음식을 포장해서 주더라. 추첨해서 스태프들에게 선물도 나눠주는 이벤트도 했다. 바쁜 가운데에도 주위 사람을 챙기는 걸 보면서 마음 따뜻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천사 같다는 게 농담이 아니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감탄했다.
이어 “박보영이 저보다 선배인데 저한테 선배라고 부르더라. 말 편하게 하라고 했는데 반존대처럼 하더라”며 “저도 반존대로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동고윤은 정다은(박보영 분), 유찬(장동윤 분)과 삼각관계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연우진은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적이 되기 마련인데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똑같다는 것에서 생각하는 공정함에서 시작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브로맨스도 생겼고, 보통의 삼각관계를 보통이 아닌 것으로 표현한 게 우리 드라마만의 차별점인 것 같다.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라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제가 이긴다. 과거는 힘이 없다”면서 “상대가 장동윤이면 나이에선 밀리겠지만 제 나름으로 완주했을 것 같다”고 능청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길지 않은 연기 생활이지만, 큰 사고 없이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자 연우진과 인간 연우진으로서 나름의 분리를 잘하고 살고 있다. 연기 자체를 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예전 같으면 연기가 안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자책했는데, 할 수 없는 건 인정하고 잘하면 칭찬도 한다. 사생활과 연기를 구분한다. 내가 가져야 할 감정은 가져가고 버릴 건 버린다. 그게 제가 버텨오고, 앞으로 해나갈 수 있는 동력인 것 같다. 그 중심에 삶이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정신적으로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비슷한 감정이 있느냐고 물을 때는 유찬이 에피소드가 마음에 와닿은 것 같다. 우리 집의 가장으로서 나름의 책임감과 압박감을 약간 받는 스타일이기는 하다. 서른을 넘어 마흔 언저리에서 느낀 건 내 자신을 돌봐야겠다는 거다. 남을 생각하다 보니까 나를 위해 진정으로 할 수 있는 게 뭔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들면서 공감이 됐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는 그는 독립을 꿈꾼다며 “나도 나만을 위한 챕터를 준비하기 위해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정을 꾸리고 싶긴 하다.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게 제 궁극적 목표일 수 있다. 연기를 잘하겠다는 건 작은 목표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소소하게 연기는 내 일이고,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책임감 있게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작품 선택이 이뤄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붙잡으려고 했다면 능력 밖의 일은 노력만으로 안되는구나 싶을 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면서 절 단단하게 해준 것 같다. 배우라는 즐거움이 있다. 나이를 초월해서 다른 인물이 되지 않나. 그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고 뭔가를 느낄 수 있다면 뿌듯하고 보람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느낀 만큼 잘 표현하면서 사람에게 위로와 공감을 드리고 싶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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