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수술 합병증, 2% 아래로 낮춘다”
대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률에서 감상선암, 폐암에 이어 3위. 그만큼 많다. 2020년의 경우, 한 해 동안 2만7800명이 넘었다. 10만 명당 45명으로, 세계 대장암 발병률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1위다.
다행히 완치율은 높다. 1기는 90%가 넘는다. 3기도 50~75%다. 수술 기법이 날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수술법도 나와 있다. 그래서 대장암 수술도 위암 수술처럼 서울과 지방 차이가 별로 없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수술 후 합병증을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느냐, 암 재발률을 얼마나 낮출 수 있을 것이냐.
현재 대장암 직장암 수술 후 합병증 발병률은 10~15% 정도 된다. 다양한 합병증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게 수술 후 문합부(꿰맨 자국) 합병증. 혈류를 제대로 복원하지 못했을 땐 대장 문합부 너머 피가 흐르지 않는 조직이 차츰 썩어들어가는 것.
조직 괴사는 패혈증과 함께 대장암 수술 후 사망에 이르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대병원 등 빅5(Big5)에서도 마찬가지다.
손경모 교수팀, ICG 형광영상 계량화 분석기술 잇따라 발표... 상복도 터져
이를 보완하는 방법이 나왔다. ICG 형광 영상으로 절제 부위 혈류상태를 즉시 알아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 피가 계속 잘 통하는지를 수술방에서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손경모 교수(외과) 연구팀은 이 기술로 최근 상복이 터졌다. 지난 3월엔 대한대장항문학회 '우수(논문)피인용상'을 9월엔 '최우수(논문)구연상'을 받았다. 또 이달엔 대한외과학회 '최우수연구상(Best Investigator Award)'도 받았다.
ICG(인도시아닌그린, Indocyanine Green) 형광 영상을 산소포화도와 결합해 계량화한 분석기법이 핵심. ICG는 혈액 알부민과 결합해 초록빛을 내는 형광물질을 내는데, 이 영상으로 혈류 상황을 알 수 있다.
즉, 이를 보면서 가장 적절한 절제 범위와 부위를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대장으로 혈액이 제대로 흐르고 있는지를 수술 도중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손경모 교수는 13일 "조직을 절제하는 대장암 직장암 수술 후 대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어 대장이 허혈(虛血) 상태에 빠지면 조직이 괴사하면서 패혈증이 생겨 사망에 이른다"면서 "대장 허혈이 평균 13% 정도로 발생하는데, 이 기법을 활용하면 발생 빈도를 2%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손 교수는 형광 이미지 기술을 이용해 암이 인근 림프절에 어느 정도나 전이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그는 "ICG 형광 이미지로 대장암 세포가 림프절 어디까지 전이될 수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면. 어디까지 절제할 것인가를 놓고 집도의가 수술방에서 고민할 때 즉각 참고가 된다"고 했다. 대장암 직장암 수술의 2가지 난제에 대한 실마리를 모두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림프절에 전이된 정도를 계량화하는 기법은 전국 연구기관과 대학병원들 18곳이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로 확장되고 있다. 그만큼 잠재력과 임상 현장에서의 효용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는 "수술 경험이 많은 외과 의사는 물론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의사까지 평균 이상의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 했다.
대장암 직장암 수술 새 표준으로... 의사들 경험차 실력차까지 줄여줘
만일 그렇다면 손 교수팀의 이 기법은 앞으로 대장암 수술 분야의 표준 매뉴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이를 인공지능으로 학습시켜 향후 수술 로봇에 적용하는 것도 시간문제. 손 교수팀이 이 기술로 특허를 낸 이유이기도 하다.
손 교수는 "ICG 형광 영상을 객관적인 지표로 분석해 이를 수술방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면, 절제 및 문합 부위의 혈류 상황은 물론 림프절 전이 경로를 수술 중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더 안전하고 정확한 환자 맞춤형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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