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실패의 미학

서은숙 목원대학교 피아노학부 특임교수

실패연구소라고 들어 보았는가?

카이스트에서 2021년 설립되어 3년째를 맞이하는 이 연구소의 소장인 조성호 전산학부 교수는 "도전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전파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누군가 살면서 혹은 직장이나 사회에서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지만 실패 없이 단번에 성공하며 이루어 가기란 쉽지 않다. 카이스트 실패연구소에서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하도록 연구소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설정하고 있다.

첫째, 실패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다. 어떤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하였을 때 이것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조성하고자 한다.

둘째, 실패에 대한 연구이다. 실패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실패를 예방하고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셋째, 실패에 대한 교육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실패에 대한 강의 및 워크숍을 운영하고 실패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현재 실패연구소에 동참하고 있는 인원은 연구원 50명, 학생 300명, 일반인 650명으로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실패에 대한 인식개선은 다른 대학으로도 확대되어 성균관대학교에서는 지난 10월에 '실패기념주간'을 진행하였다. 시행착오의 경험을 나누고 실패의 부정적 정서 대신 학생의 자아 탄력성을 키우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반인도 실패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도록 함에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유수한 대학들이 앞장서서 실패를 감추거나 위축되어 부정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당당하게 공유하고 더 나아가 실패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도전의식을 갖기 위한 정서적 공감대를 알리고 있다.

실패는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그 과정 속에서 결국 실패하여 좌절과 실망하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실패를 극복하는 핵심적 방법 중 하나는 실패를 자신의 성장과 학습의 기회로 바라보는 태도 즉 성장 마인드셋(a growth mindset)을 채택하는 것이다. 실패를 겪을 때에는 자신을 탓하지 말고, 대신에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배움으로 삼아야 한다.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여 다음번에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목표를 재설정하고 다시 시작한다. 실패에 처했을 때에는 자신의 목표를 다시 점검하고 재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는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을 극복하여 성공으로 나아가는 것을 가능하다. 성장 마인드셋을 갖고 실패를 교훈으로 삼고, 목표를 재설정하여 다시 시작해 보자.

실패는 어쩌면 더 큰 성공의 시작일 수도 있다.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다시 도전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분명히 밝고 희망으로 가득 찰 거라고 확신한다. 서은숙 목원대학교 피아노학부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