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9년 숙원 풀었다!…너무나 찬란했던 쌍둥이 군단의 2023시즌 [LG 결산]
29년이나 기다린 팬들의 염원에 마침내 ‘쌍둥이 군단’ LG 트윈스가 응답했다. 지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최정상의 위치에서 우렁차게 포효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위즈를 6-2로 눌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LG는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LG의 통합우승은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시즌을 꼽으라 하면 단연 지난해였다. LG는 당시 페넌트레이스에서 구단 역사상 최다승인 87승(2무 55패)을 올리고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1위 SSG랜더스에 이어 2위에 위치,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해야 했고, 거센 돌풍을 일으키던 키움 히어로즈에 일격을 당하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줘야 했다.
그러나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프런트와 현장, 선수단, 그리고 팬까지 모두가 하나가 돼 무려 29년 만의 통합우승과 마주할 수 있었다.
먼저 2018년 10월 부임해 꾸준히 내실을 다지는데 힘쓴 차명석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는 현장과 원활히 소통하며 강팀의 기틀을 다졌다. 앞서 김현수(2018년), 박해민(2022년) 등을 영입한 데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박동원을 품에 안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들은 또한 신인 육성 매뉴얼을 만들고 트레이닝 파트 및 데이터 분석 파트를 강화하는 등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그렇게 LG는 깊이있는 선수층을 구성하게 됐다.
사령탑 염경엽 감독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2000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그는 프런트 말단 직원부터 시작해 사령탑과 단장까지 지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아쉽게 ‘성과’는 내지 못했으나, 이 같은 ‘실패의 경험’들은 염경엽 감독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픈 기억을 곱씹은 그는 막강한 선수들로 구축된 LG의 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집중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불펜진의 ‘전원 필승조’ 구축이었다. 이 역시 2019시즌의 쓰라린 추억을 교훈 삼아 내린 결정이었다.
당시 SK 사령탑을 맡았던 염 감독은 하재훈(2019시즌 성적·5승 3패 3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8), 서진용(3승 1패 4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2.38), 김태훈(4승 5패 7세이브 27홀드 평균자책점 4.00) 등으로 견고한 승리조를 구축했으나, 이들은 시즌 후반기로 갈수록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했다. 그 결과 SK는 마지막 날 두산 베어스에 1위를 내주고 2위에 머물렀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키움에 업셋을 당하며 최종 3위에 그쳤다.
한정된 필승조의 한계를 알고 있었던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박명근과 유영찬, 백승현 등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했다. 이 같은 사령탑의 기대에 이들은 모두 좋은 성적으로 부응했다. 42경기에 나선 백승현은 2승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을 작성했으며, 67경기에 나선 유영찬도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올리며 LG의 허리를 책임졌다. 시즌 막판 부진으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한 박명근(4승 3패 9홀드 평균자책점 5.08) 또한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기존 필승조였던 정우영(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과 고우석(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이 시즌 중반 다소 흔들렸지만, 이들의 활약으로 LG는 시즌 내내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 여기에 함덕주(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와 베테랑 김진성(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마저 존재감을 드러내며 염경엽 감독의 전원 필승조 구상은 방점을 찍게 됐다.
그러자 염경엽 감독은 여유가 생긴 불펜진 중 우완 자원이었던 이정용(최종성적·7승 2패 평균자책점 4.15)을 선발진에 투입시키는 선택을 했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정용(후반기 성적·4승 1패 평균자책점 3.28)은 후반기 들어 맹활약하며 LG의 독주 체제를 가속화시켰다. 이 밖에 시즌 내내 LG의 고민 거리 중 하나였던 좌완 선발투수 김윤식(6승 4패 평균자책점 4.22)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2이닝 3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1실점 역투로 LG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LG의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3.70으로 10개 구단 중 1위였다.
10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0.279)에 오른 타선의 화력도 대단했다. ‘캡틴’ 오지환(타율 0.268 8홈런 16도루 62타점)과 김현수(타율 0.293 6홈런 88타점), 홍창기(타율 0.332 65타점 23도루), 박해민(타율 0.285 59타점 26도루), 문보경(타율 0.301 10홈런 72타점) 등 주축 선수들이 여전한 활약을 보여준 가운데 오스틴 딘(타율 0.313 23홈런 95타점)은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발돋움했다.
또한 염 감독의 특별 지도로 타격 폼을 바꾼 박동원(타율 0.249 20홈런 75타점)은 장타력을 뽐냈으며, 대주자 요원이었던 신민재(타율 0.277 28타점 37도루)도 많은 기회를 부여 받은 끝에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아울러 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도루 166개로 1위)’까지 또 다른 득점 루트로 자리매김하며 LG는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렇게 한층 막강해진 LG는 정규리그 초반부터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수 차례 위기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그 결과 LG는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규리그 최정상에 위치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LG의 상승세는 이어졌다. 1차전에서 마무리 투수 고우석의 부진에 발목이 잡히며 2-3으로 분패했으나, 역전 투런 아치를 그린 박동원의 수훈에 힘입어 2차전을 5-4로 가져갔다.
이후 역대급 난타전 끝에 오지환의 결승 3점포를 앞세워 3차전에서 8-7 승전고를 울린 LG는 선발투수 김윤식의 역투와 타선의 대폭발에 힘입어 4차전도 15-4 대승으로 장식했다. 그리고 투·타의 고른 활약으로 이날 진행된 5차전마저 6-2 승리로 장식하며 LG의 홈 구장인 잠실야구장은 말 그대로 ‘눈물 바다’가 됐다. 한국시리즈 MVP는 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캡틴’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이 결과로 오지환은 오랫동안 구단 금고 안에 잠들어 있었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이 됐다. 야구 사랑이 각별했던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이 1997년 해외 출장 중 80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이 시계는 LG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경우, MVP에게 주어지기로 돼 있었다. 다만 오지환은 “(이 시계는) 구본무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놔뒀으면 좋겠다”고 이를 구단에 기부할 뜻을 내비쳤다.
그토록 기다렸던 29년의 한을 풀어낸 LG. 이제 이들의 시선은 ‘왕조 구축’으로 향해 있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 이번시즌 우승을 하면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이 생기고, 멘탈적으로 힘이 만들어질 거라 봤다”며 “이제 1년에 한, 두 명씩만 더 키워내면 명문 구단으로 갈 수 있고 계속해서 우승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렇게 되면 내년에는 더 강해진 LG가 되어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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