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하락에 흔들리는 증시… 2400 코스피 더 내려가나

이지운 기자 2023. 11. 14.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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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증시가 또 한번 혼란에 빠졌다.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한 무디스가 등급 하향을 경고한 것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무디스는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등급 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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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90포인트(0.24%) 내린 2,403.76으로, 코스닥은 14.89포인트(1.89%) 하락한 774.42로 장을 마쳤다./사진=뉴스1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국내 증시가 또 한번 혼란에 빠졌다. 최근 공매도 전면 금지에 이어 미국발 불확실성 확대에 국내 증시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9포인트(0.24%) 내린 2403.76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인 'A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향후 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의미다.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한 무디스가 등급 하향을 경고한 것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파장이 예상된다.

무디스는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등급 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미 연방정부의 2023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1조6950억달러(약 2240조원)로 미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달한다.

아울러 미국 정치 양극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도 전망 하향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무디스는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부채한도 위기 당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강등한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피치도 지난 8월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쟁을 이유로 미국 국가신용을 AAA등급에서 한 단계 강등한 바 있다.

국내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하면서 국내 증시에 가해지는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 아시아 증시는 국가별로 2∼4%포인트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 역시 아시아 및 신흥국 통화에서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한국 증시도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8월 피치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코스피는 하루 동안 1.9%, 코스닥은 3.18% 각각 하락했다. 지난주 한국 주식시장이 공매도 금지 여파로 큰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그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주는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예정됐다. 오는 14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미 CPI 둔화가 예상보다 더딜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증시에 또 다른 압박을 줄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7일까지 미 의회에서 후속 임시예산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셧다운'(미 연방정부 일부 업무 중단)을 맞는다는 측면에서 미국 정치 불안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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