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 직전 유기견·묘, 서울시가 보호…입양 후 교육까지

박우영 기자 2023. 11.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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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보다 몸집이 큰 골든 리트리버에게 사료를 퍼주던 아이가 외쳤다.

지난 13일 개관한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의 '펫티켓 교육장'에서다.

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는 서울시의 3번째 동물복지지원센터다.

어린이들이 동물보호·생명존중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인근 초등학생 등을 초청해 센터 강아지 등과 함께 하는 교육 시간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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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 개관…시내 3번째
반려동물 포기하려는 반려인 위한 동물행동 지도 프로그램도
13일 개소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에서 한 유기견이 대형견 보호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는 유기동물 입양과 건강한 반려 문화 확산을 이끌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을 이날 개소했다고 밝혔다. 2023.1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조이가 두기 밥을 다 먹었어요!"

자기보다 몸집이 큰 골든 리트리버에게 사료를 퍼주던 아이가 외쳤다. 지난 13일 개관한 서울 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의 '펫티켓 교육장'에서다. 골든 리트리버가 아이의 손에 들린 통에서 사료를 통째로 퍼먹자 교육장에 모인 아이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이는 밥을 정말 좋아해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줘볼까요?"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펫티켓 교사'가 말했다.

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센터는 서울시의 3번째 동물복지지원센터다. 서울시가 서울 동북권 동물보호 활동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목표로 2021년부터 절차를 밟아 완공했다.

센터 활동의 핵심은 유기동물 보호다. 민간 보호소 등에서 공고기간이 끝나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을 센터가 데려와 입양될 때까지 보호한다. 현재도 강아지 13마리, 고양이 6마리를 보호 중이다.

강아지와 고양이들은 교육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내거나 옥상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켄넬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태어나자마자 구조된 갓난아이 고양이 꼬미는 자원봉사자가 휘두르는 낚싯대 형태의 장난감을 지치지 않고 쫓아다녔다.

센터는 보호중인 유기 동물들이 입양될 수 있도록 입양 전은 물론 입양 후에도 행동 교정 훈련 등을 제공한다.

임시보호(최장 6개월) 프로그램도 있다. 참여자에 대한 사전 교육을 실시해 질병·부상에서 회복 중인 개체, 수유 중인 어미와 새끼 등이 가정에서 일시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다.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양육을 포기하려 할 때 문제 원인을 파악해 양육할 수 있도록 돕는 '사육포기 동물 중재프로그램'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동물행동 지도사가 문제행동 평가,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제안하고 필요한 경우 행동 교정 교육까지 지원한다.

13일 개소식을 갖고 운영을 시작한 서울 동대문구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에서 유기묘들이 관계자와 그룹보호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시는 유기동물 입양과 건강한 반려 문화 확산을 이끌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동대문을 이날 개소했다고 밝혔다. 2023.11.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공공 동물병원은 센터의 또 한 축이다. 센터가 보호하는 동물에 대한 치료는 물론 민간 보호소 등에서 보호중인 동물에 대한 치료도 제공한다.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도 참여한다. 내년에 200마리, 2025년에는 300마리를 중성화하는 게 목표다.

서울 전체 가구 가운데 20%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대인 만큼 유기방지, 이웃 간 갈등 최소화를 위한 '반려동물 안심학교'도 센터에서 운영한다. 반려동물과 반려인을 위한 행동교정·사회화 교육을 지원한다.

어린이들이 동물보호·생명존중 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인근 초등학생 등을 초청해 센터 강아지 등과 함께 하는 교육 시간도 갖는다. 지난 13일에도 인근 초등학교 아이들 약 스무명이 센터를 찾아 조이, 두기 등 센터 측 강아지들에게 사료를 주며 강아지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었다.

교사가 길거리에서 강아지를 만지기 전에 반려인에게 허락을 꼭 맡아야 한다는 점 등을 설명하자 아이들은 눈을 빛내며 경청했다.

중고등학생을 위한 펫시터, 반려동물 행동지도사 직업체험은 물론 수의학과 등 동물 관련 학과 대학생을 위한 현장 실습도 운영한다.

시민 자원봉사대를 모집해 산책, 훈련, 펫로스 상담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 동물보호 단체와 입양 홍보를 함께하는 등 시민·지역사회와 함께 동물 보호 활동을 한다. 올해 자원봉사자 540명으로 시작해 내년부터 이를 1200명으로 대폭 늘리고 시민이 센터 활동의 한 축이 되도록 한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한편 서울시는 동물복지지원센터 강동센터도 내년 설계에 들어가 2025년 착공할 예정이다. 기존 센터보다 규모와 역할을 대폭 키울 계획이다.

동대문 센터 개관식에 참여한 민간 동물보호 단체 회원 김세나씨(27)는 "민간에서 자원 봉사만으로 활동을 하다보면 한계를 느끼게 마련인데 그럴 때 공공이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단비 같다"며 "이제는 반려동물이 사실상 우리 사회 일원이 된 만큼 동대문 센터를 시작으로 공공이 차차 역할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licemunr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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