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잇슈]나홀로 고공행진 아파트 전셋값, 내년엔?

나원식 2023. 11. 14. 06: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매 관망·전세사기 등 영향 '풍선효과'로 수요 쏠려
전세가율 낮고 내년 입주 물량 최저…"상승 여지 충분"
'금리 부담에 상승세 제한' 전망도…매매가 끌어올리나

국내 주택 매매 시장의 반등세가 눈에 띄게 꺾이는 가운데 전셋값은 나 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매매 대기 수요와 비아파트 전세 사기 우려로 인한 수요 이전, 내년 입주 물량 부족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가파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50%대 초반 정도로 낮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세가율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뒤에는 전셋값 상승세가 둔화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이후 높아진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매매 전세가 변동률. /그래픽=비즈워치.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0.21%…연내 최고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맷값과 전셋값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월 첫째 주(6일 기준) 아파트 매매 가격 변동률은 0.05%를 기록하며 상승 폭이 갈수록 줄어드는 흐름이다. 반면 전세 가격 변동률의 경우 0.21%로 연중 최고치를 찍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아파트 전세 시장으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올해 하반기 들어 아파트 매매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부담이 커지자 일단 전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빌라나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의 경우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기피하는 분위기가 지속하며 아파트 전세 수요가 더욱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9841가구로 나타났다. 연간 입주 물량이 1만 가구를 밑도는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처음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가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추격 매수를 하기보다는 전세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여기에 더해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는데 내년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앞으로도 전셋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비중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내년까지 상승…전세가율 높아지면 매매 수요 늘 것"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셋값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경기 침체 등으로 매매 시장 약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 입주 물량 감소 역시 이어질 거라는 점에서다. 전세 수요가 당분간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금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낮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 여지도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1.3%로 1년 전(54.7%)에 비해 3.4% 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16년도에는 최고 75%까지 오른 바 있다.

결국 전셋값이 매맷값에 가까워질 때까지 가격 상승이 지속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후에는 높아진 전셋값이 집값을 끌어올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 원장은 "내년까지 전셋값이 오르게 되면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차라리 집을 사자는 인식에 자연스럽게 매매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점에서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전세와 매매 시장은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이후 갭이 어느 정도 줄어들면 매매로 돌아서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셋값 상승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와 다르게 지금은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하긴 하겠지만 계속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며 "고금리 환경에서 전세 대출 역시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셋값도 일정 수준으로 오른 뒤에는 매맷값과 마찬가지로 횡보세에 들어설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나원식 (setisoul@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