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클린스만 감독, "여자친구 만나고 들어와~ 다 성인이잖아"→자율+책임 강조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여자친구나 가족 만나고 들어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선수단에게 높은 자유도를 부여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을 치른다. 그다음 상대는 중국이다. 중국 선전에서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싱가포르전을 앞둔 13일, 클린스만 감독이 국내 취재진과 만나 11월 A매치 소집 인터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북중미 월드컵 준비 과정, 2023 아시안컵 목표 및 한국 대표팀 선수 구성 고민들을 털어놨다.
선수단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하는지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젊은 사람들과 일하는 건 흥미롭다. 하지만 제 시대의 젊은 사람과 요즘 젊은 사람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선수들이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는 선수들이 직접하는 스포츠다. 절대 감독이 할 수 없다.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선수들 스스로 해야 한다. 선수끼리 대화하는 것도 선수들이 스스로 할 일이다. 언제 어디서든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술 주문은 감독과 코치진이 할 수 있지만,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면 100% 선수들이 책임을 지고 뛰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에 따른 결과도 선수가 책임을 져야 하니 언제 어디서나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수차례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이나 식사 시간 외에 숙소 밖에 나가서 여자친구나 가족 만나고 오려면 나갔다 오라고 한다. 선수들 모두 성인이기 때문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 경기를 이기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기기만 하면 감독, 코치, 선수 관계가 정말 좋다. 하지만 경기에서 못 이기면 선수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다음 경기 분위기 반전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축구대표팀은 기존 훈련장인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가 아닌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한다. 대한축구협회의 파주시가 파주NFC 사용 계약이 곧 만료되기 때문.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가까운 호텔을 숙소로 잡았다.
모든 선수가 나온 건 아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김승규, 송범근, 정승현, 박용우, 이기제, 이재성, 황인범, 정우영, 황희찬, 이순민까지 11명만 목동운동장에서 훈련했다. 김민재, 이강인, 김영권, 설영우, 김태환, 조현우, 김진수, 문선민은 호텔 내부에서 몸을 만들었다. 황의조(노팅엄),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은 14일에 입국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훈련에 나온 황희찬은 “카타르 월드컵을 치른 지 1년 다 됐다. 지난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희망을 보여줬다. 새로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기대하는 게 크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발전하느냐다. 지난 월드컵도 준비 과정이 좋았다. 선수들도 성장하고, 대표팀 성적도 좋았다. 이번에도 좋은 선수가 많다. 다음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 축구국가대표팀 11월 소집명단(23명)
골키퍼: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현대), 송범근(쇼난벨마레)
수비수: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미드필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FC), 문선민(전북 현대)
공격수: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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