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가라!' 구단의 이례적 전폭지지가 만든 '빅리거'…'1124억 전망' 日 좌완에이스 관심 벌써 뜨겁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등을 밀어줘서 너무 감사하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이마나가 쇼타는 13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된 소감, 배경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마나가는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에서 1라운드에서 요코하마 DeNA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이마나가는 프로 커리어 내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올해까지 8시즌 동안 165경기(13완투)에 출전해 64승 50패 4홀드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겼다.
이마나가는 특히 한국 팬들에게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맞대결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최고 155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3이닝 동안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다.
당시 이마나가는 박건우(NC 다이노스)에게 솔로홈런을 맞으면서 무실점 경기를 펼치지는 못했으나, 선발 다르빗슈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 그리고 미국과 결승전에서도 선발로 등판해 2이닝 1실점을 기록하는 등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일본 대표팀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WBC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만큼 이마나가는 올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진출이 매우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이마나가의 스탠스는 굉장히 애매했다. 이마나가는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탈락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지금의 기분으로는 모르겠다. 아무것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당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탈락한 아쉬움이 영향을 미친 것처럼 보였지만, 이후 이마나가의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마나가는 지난달 21일 마무리캠프에서도 "내가 어떻게 하고 싶느냐에 대한 것보다, 수요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도 해야 한다. 이것만큼은 감정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조금 더 냉정하게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큰 고민에 빠졌던 이마나가는 최근까지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던 히라노 요시히사(오릭스 버팔로스), 사와무라 히로카즈(치바롯데 마린스) 등 선배들에게 조언을 구했고, 지난 11일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리고 13일 요코하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데일리 스포츠' 등 복수의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첫 번째는 일본 대표팀을 경험할 때마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생가이 들었다. 두 번째는 마인드다. 나는 다른 사람의 평가와 시선을 신경을 쓰는 편인데, 이번에도 '너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지 않아'라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들려왔다. 일단 이를 바꾸고 싶고, 서른 살이라는 타이밍이 됐다"고 빅리그 진출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마나가는 이 자리에서 요코하마 DeNA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유는 오래 전부터 이마나가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지지했기 때문. 일본의 경우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몇몇 구단들은 소속 선수들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연착륙'에 성공한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는 수차례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소속 구단이던 소프트뱅크가 이를 허락하지 않으면서 빅리그 진출이 늦어졌다.
이번 오프시즌만 보더라도 세이부 라이온스의 '에이스'를 맡고 있는 타카하시 코나는 팀의 반대로 인해 빅리그 진출이 무산됐다. 세이부가 포스팅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구단 재정이 좋고, 올해 퍼시픽리그 5위로 부진했던 까닭. 하지만 요코하마 DeNA는 2019년부터 이마나가와 빅리그 진출을 논의해 왔고, 특히 하기하라 팀 총괄본부장은 이마나가가 국내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밝힌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마나가는 "그동안 내가 아닌 팀으로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어떠냐'는 질문을 받아왔다. 등을 밀어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포스팅을 허락해 주실 때 '다시 돌아와 달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그런 커리어를 쌓고, 그런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미국 '보스턴 글로브'와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MLBTR)은 이마나가가 5년 8500만 달러(약 1124억원), '디 애슬레틱'은 4년 5200만 달러(약 688억원)의 결코 적지 않은 계약을 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나가는 "희망지구와 구단은 없지만, 내 잠재력을 믿고, 내 가능성이 무한대로 커지는 팀이 좋을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는 아이들이 내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고, 그런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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