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파두·한미' 어닝쇼크에 주춤…"그래도 괜찮다"
실적 회복 기대하다 잇따른 어닝 쇼크에 실망 매물
“산업 곳곳서 저점 신호, 2024년 상승 전환 기대”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최근 회복세를 이어가던 반도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관련주가 파두(440110)와 한미반도체(042700)의 실적 쇼크에 타격을 받고 있다. 하반기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수요 강세와 감산에 따른 재고 감소 등 업황 개선을 기대할 만한 요인이 충분한 만큼 주가 상방 가능성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4%대로 상승 마감하는 등 지난 주말 간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테마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파두와 한미반도체 등 일부 종목에서 기대 이하의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약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10일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하고, 영업익은 91.0% 줄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13일에만 주가가 12.82% 하락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21년의 배당 총액(약 297억원)을 뛰어넘는 407억원의 배당 계획도 발표했으나 수급 이탈을 막지 못했다. 이날 4%대 하락한 이오테크닉스(039030) 역시 분기보고서를 통해 3분기 영업익이 87.45%, 매출액이 36.10% 줄었다고 공시했다.
지난 8월 시가총액 1조원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파두는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97.6% 줄어든 3억2081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주가가 연이틀 급락, 한때 4만원대였던 주가는 1만원대 후반까지 내렸다. 이날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최선의 노력을 통해 본래 목표했던 성장세와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해명 자료를 내며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종목이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며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나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른다. 그동안 반도체 관련 주가를 끌어내렸던 DRAM 가격이 내년에는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불확실성이 크긴 하나 수요 역시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내년 또는 내후년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기도 한다. 대형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소부장 관련 종목에도 긍정적(Positive) 투자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곳곳에서 재고의 저점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보수적인 기업의 투자 결정과 그동안 부진했던 전통적인 IT기기의 수요 회복 또한 2024년 반도체 가격 상승을 가속시킬 것”이라 내다봤다. 2025년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한미반도체에 대해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개화에 따른 수혜 종목이라는 이유로 중장기적인 면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익 감소폭이 시장 예상보다 컸던 것은 내부회계 기준 변경 따른 충당금 설정과 장비의 매출 인식 지연 탓”이라며 “내년에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주가전망 역시) 내년 반도체 시장과 이에 따른 실적으로 초점을 옮겨야 할 시점”이라 진단했다.
삼성증권은 한미반도체의 단기 실적 부진에도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목표가를 오히려 올려잡았다. 류형근 연구원은 “단기 주가가 다소 부진할 수 있으나 종목을 바라보는 관점이 비관으로 바뀌기에는 이르다”며 “고객사 확대 기대감을 감안할 시 주가 상승이 한 차례 더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정현 (seij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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