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제시카법’, 노숙자 증가 등 우려…대상자 축소를”

美서 성범죄자 노숙자 문제 심각
“형 종료 시 재범 위험성 평가를”
법무부, 12월5일까지 입법 예고

법무부가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지자체·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책 대상자를 보다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노숙자 증가 등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 정책 연구’ 보고서에서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 정책을 “국가가 강력한 대응을 한다는 측면에서 시민을 안심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노숙자 증가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거주 문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제반 상황으로 대상자의 재사회화를 방해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신상정보 등록 성범죄자의 약 2~3%가 노숙자이거나 거주가 불분명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연구원은 “대상자를 ‘낯선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반복적 아동성범죄자로 범죄 수법, 피해 정도, 성적 일탈성, 피해자 수 등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높고 형 집행만으로는 재범 위험성이 완전히 소거되지 않아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거주지 제한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대상자’로 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또 “재범 위험성 평가의 정확성을 위해 판단 시점을 형벌 선고 시점뿐만 아니라 형벌 종료 시 추가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면서 “출소나 치료 감호 가종료 시점에서 재범 위험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경우 평가위원회 검토 등을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다음 달 5일까지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제한법 제정안 입법 예고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