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투자·자체 육성 3박자… ‘천하무적’ LG 우뚝
2002년 이후 첫 KS 무대 진출
5차전서 KT 상대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 정상 올라
MVP 오지환 고급시계 주인공
29년 전, 1994년을 떠올리면 무엇이 기억나시나요.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고,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은 역대급 폭염으로도 기억된다. 유난히 무덥던 여름을 보낸 그해 가을, KBO리그의 왕좌는 LG의 차지였다. 류지현-김재현-서용빈의 ‘신인 3인방’에 ‘야생마’ 이상훈, ‘노송’ 김용수의 마운드를 앞세운 LG의 ‘신바람 야구’는 정규리그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도 4전 전승으로 집어삼켰다.
1994년 우승 이후 LG는 1997~98년에도 2년 연속 KS에 올랐지만 해태와 현대에 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그래도 1990년대 말까지 분명 LG는 강팀이었다. 그러나 2002년 KS 준우승을 마지막으로 LG는 거짓말처럼 약체로 전락했다. LG팬들 사이에 비밀번호로 불리는 ‘6668587667’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LG ‘암흑기’의 정규리그 순위였다. 잠실을 같이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두산은 가을야구 단골이 되면서 LG의 처지는 더욱 초라해졌다.
2013년 2위에 오르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드디어 암흑기에서 탈출하고 지난 시즌까지 10년간 7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큰 경기만 되면 LG는 약해졌다. 다섯 번(2014,2016,2019,2020,2021)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퇴했고, 두 번(2013,2022)은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2년 이후 오랜 기간 끊겼던 한국시리즈 무대 복귀는 LG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11명의 사령탑을 지나 선택한 ‘염갈량’
우승컵 든 구광모 회장 LG 임찬규(앞줄 왼쪽부터), 김현수, 구광모 LG그룹 회장, 염경엽 감독, 오지환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KT와 5차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뉴스1 |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자양분으로 삼은 ‘LG 감독 염경엽’은 달라져 돌아왔다. 지장(智將)의 면모는 여전했고,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는 덕장(德璋)의 모습까지 겸비하며 LG의 KS 직행을 이끌었다. 시즌 막판 부상 복귀를 두고 주저한 외국인 에이스 애덤 플럿코를 과감하게 내치고 KS 판을 짜는 승부사적인 기질도 LG 우승에 큰 몫을 했다.
◆과감한 FA 투자와 자체 육성의 조화
◆꼴찌에서 2위로, ‘위대한 패자’ KT
2021년 통합 우승 이후 2년 만에 KS 우승을 노렸던 KT의 도전은 5차전에서 막을 내렸다. 시즌 초반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꼴찌까지 내려앉았던 KT는 이강철 감독의 지도 아래 6월부터 대반격을 시작해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쳤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선 2패 뒤 내리 3연승을 거두는 ‘마법’같은 리버스 스윕도 달성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힘을 너무 쓴 것이 KS에선 독이 됐다. 플레이오프 내내 맹위를 떨쳤던 불펜 필승 듀오 손동현과 박영현이 KS 들어 LG 타자들을 제대로 제압해내지 못한 게 컸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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