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업방해’ 명분으로 내쫓기?…학폭 피해학생 담임, 가해학생 부모 사주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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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동급생 11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고양시 모 초등학교 학생의 담임교사가 가해 학생 부모들을 사주해 피해 학생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끔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고양시 모 초등학교 학부모는 자녀인 A군 학급 담임 교사인 B씨를 아동복지법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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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학생 부모도 “이건 아니다”라며 협조 거부
책임 회피 위해 학부모 사주한 교감도 고소돼
지난 8월 동급생 11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고양시 모 초등학교 학생의 담임교사가 가해 학생 부모들을 사주해 피해 학생이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끔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4일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고양시 모 초등학교 학부모는 자녀인 A군 학급 담임 교사인 B씨를 아동복지법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B씨가 학교폭력 가해 학생 부모들과 직·간접적으로 연락을 시도해 수업 방해 학생은 강경조치하도록 학급 규칙을 개정하는 데 협조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 학급 규칙 개정을 언급한 시점이 문제가 됐다. 틱 증상을 앓는 점 때문에 평소 A군을 애물단지처럼 여겼던 B씨가 A군이 학폭 사태에 휘말린 것을 빌미로 A군을 반에서 내쫓기 위해 가해 학생 학부모들을 포섭하려 했다는 것이다.
앞서 A군은 지난 8월 말 하교 도중 같은 반 학생 11명에게 둘러싸여 머리와 배 등을 수차례 폭행당했다. A군은 틱 증상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약을 복용 중이었는데 가해 학생들은 평소에도 이 점을 갖고 A군을 괴롭혔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담임 교사 B씨도 A군에게 “너 ADHD야”라고 몰아붙이거나, A군 학부모에 ‘A군이 기침을 해 침을 튀겨 다른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후 A군은 B씨 지시로 해당 메시지 내용을 같은 반 학생들 앞에서 읽어야 했다.
하지만 학칙 개정을 이유로 A군을 반에서 몰아내려던 B씨의 시도는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A군 집단폭행 가해 학생들 중 한 명인 C군 학부모는 “학폭 사태가 정리되지 않은 시점에 ‘수업권 보장’ 운운하며 규칙을 개정하자는 게 누가 봐도 A군을 저격하는 모양새였다”며 “다른 가해 학생 학부모들도 비슷한 생각이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가해학생 학부모 또한 “10월 중순 이후로 그러한 취지의 연락이 더는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에 따르면 A군의 학부모는 13일 담임 B씨와 함께 A군 학급의 학부모 대표인 D씨와 자녀인 E군 또한 고소한 바 있다. D씨가 담임 교사인 B씨에 적극 동조해 가해 학생 학부모들 연락처를 수소문하며 학급 규칙 개정을 호소했다는 게 A군 학부모 측 주장이다. E군은 A군이 들어가 있던 화장실 칸 문을 발로 차서 부수거나 A군 가슴팍에 쇠로 된 자물쇠를 던져 맞춘 혐의를 받는다.
A군 학부모는 “D씨 자녀인 E군은 지난 집단폭행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평소 아이(A군)를 가장 악랄하게 괴롭힌 장본인”이라며 “집단폭행 사건이 커질수록 자신들 불이익도 커지기 때문에 작당모의를 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씨 측은 “말도 안 되는 추측”이라며 선을 그었다. D씨 측은 “아이(E군)가 집단폭행에 전혀 연루되지 않은 상황에서 담임 교사 B씨를 돕는 게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 교감인 F씨에 대한 고소장도 지난주 경찰에 접수됐다. F씨는 A군 학급 학생들 중 일부에게 A군이 ADHD 환자라고 전달하며 A군이 따돌림을 받는 계기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교육청에서 집단폭행 사건 조사를 위해 학교에 장학사를 파견하기 전날 가해 학생 학부모에게 “내가 (A군 병명이) ADHD라고 먼저 말한 점을 숨겨달라”고 교사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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