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세계인이 한국 역사·문화 즐기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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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안고 떠난 여행에서 서 교수는 매번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너 중국인이냐 아니면 일본인이냐?'고 묻는데 한국인이라고 답하면 '그게 어느 나라냐?'고 되물었다"며 "학창시절 한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룬 경제대국이라고 배웠는데 서양인들에게 이렇게까지 인지도가 낮을 줄은 몰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서 교수는 이때 처음으로 한국을 제대로 소개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프랑스 파리에서 즉시 실천에 옮겼다. 마침 대한민국 광복절이자 세계 2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8월15일을 앞둔 상황이었다.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이어서 서 교수는 거리에서 마주치는 한국인들에게 일일이 "8월15일에 에펠탑 광장에 모여 만세 삼창을 하자"고 제안했다. 일종의 '플래시몹'을 기획한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20여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00여명의 한국인이 모였다. 귀국을 미루고 행사에 참석한 한국인들도 있었다. 모두 감격에 겨워 손을 잡고 '만세 삼창'이 아니라 '만세 삼백창'을 외쳤고 애국가도 4절까지 제창했다. 서 교수는 "즉흥적으로 기획해 추진한 건데 굉장한 자신감을 얻었게 됐다"며 "좀 더 체계적으로 준비해 한국 홍보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한 계기가 됐다"고 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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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을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 받는 협박은 일상이 됐다. 서 교수는 "가족의 소셜미디어(SNS)까지 찾아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워낙 익숙해졌고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생각으로 별도의 대처는 하지 않는다. 가족들도 오히려 나를 걱정한다"고 했다. 특히 "나와 내 가족을 위협하면 행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전투력만 상승할 뿐"이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서 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막무가내식 역사 왜곡에는 팩트와 논리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그들의 주장이 왜 잘못됐는지를 논리적으로 정확히 짚어줘야 상대방이 할 말이 없어진다"며 "또한 세계적으로 중국과 일본이 만행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게 효과가 크기 때문에 미디어와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칠 법도 하지만 서 교수는 변화를 보며 힘을 얻는다. 그는 "K팝, 드라마 등 콘텐츠가 각광 받고 있고 한국어와 문화를 배우기 위해 세종학당을 찾는 외국인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변화를 목도하며 느끼는 뿌듯함이 한국 알리기를 계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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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서 교수가 인생의 새로운 절반을 시작하는 50세가 되는 동시에 한국 홍보 활동이 3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이를 기념해 서 교수는 내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광복절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한국 홍보 활동을 시작한 장소이자 세계인이 몰리는 곳에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구상이다.
내년을 기점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서 교수는 "지난 홍보 활동 30년을 통해 제 인생의 1부를 살았다면 앞으로의 30년을 2부라고 생각하고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세계인과 소통하려고 한다"며 "그동안은 단순히 한국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인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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