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인재영입위원 '3040'…호남의사·워킹맘·장애인 보디빌더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새 인물 영입을 진두지휘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인재영입위에는 호남 출신 의사, 워킹맘 변호사, 장애인 보디빌더 등 1970·80·90년대생 중심의 다양한 직역을 대변할 수 있는 소수자를 앞세웠다.
인재영입위에는 이철규 의원을 위원장으로 조정훈 의원과 호남대안연대 공동대표이자 내과의사인 박은식씨, 교통사고로 한쪽 팔을 잃고도 WBC 피트니스대회에서 4관왕을 한 보디빌더 김나윤씨 등 이색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다.
광주 출신인 박은식 공동대표는 한양대 의대 출신으로 현재 혜민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으로 일하며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박 공동대표는 혁신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에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인재는 보수우파의 가치를 말과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분,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민생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기준에 중점을 두고 저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나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홍보대사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지만 재활에 성공한 WBC 피트니스 4관왕의 주인공이다. 김 홍보대사는 건국대 미래체육학과에 재학 중이며 현재 유튜브 채널 '윤너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국민대표 20인' 중 한 명으로 참석한 바 있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 변호사 모임 상임대표인 송지은 상임대표도 참여했다. 송 상임대표는 30대 워킹맘으로서 출산과 육아, 주거 문제를 고민하는 2040세대 목소리를 대변할 예정이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을 지낸 박준태 대표도 인재영입위에 이름을 올렸다. 치의과학대 대학원 보건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박 대표는 의원실 보좌관을 거쳐 정책컨설팅 그룹 '크라운랩스'를 운영하고 있다.
원내에서는 조정훈 의원이 참여한다. 조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 제명 형식으로 시대전환에 복당했다. 최근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의 합당으로 국민의힘에 합류했다.
위원 중 1972년생인 조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1980~1990년대생으로, 청년층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박 대표는 1981년생, 박 공동대표는 1984년생, 송 상임대표는 1985년생이다. 또한 김 홍보대사는 1992년생이다.
인재영입위는 '국민인재'를 콘셉트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람 △공익을 우선할 수 있는 인성을 가진 사람 △소통과 화합에 앞장설 수 있는 사람 △고난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한 사람 등을 기준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인물을 적극 발굴해 인재풀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인재영입위는 국민들로부터 인재를 직접 추천 받는 '인재 국민추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저희가 찾지 않으면 정치권에 나오지 않을 분들, 인재영입위원들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좋은 일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는 분들을 영입 인재로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인재영입위는 14일 오전 첫 회의를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세청장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낸 김현준 전 청장 등 지난 9월 입당한 영입 인재들을 만나 입당 후 애로사항, 인재 영입 과정에서 신경써야 할 점 등을 들을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재영입위원들이 단순히 '꽃꽂이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이 위원장이 실질적인 권한을 쥐고, 전면에 선 위원들은 '선거용 얼굴 마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신선한 얘기는 나오겠지만 결국 위원장이 시키는 대로밖에 더 하겠나"며 "실제 공천을 위한 인재영입은 (물밑에서) 따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인재영입위가 인적 구성의 취지를 살려서 소수자·약자 등 각계각층의 인재를 두루 영입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인재영입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위원장이고, 인재 영입을 어떤 식으로 영입할 것인지에 대한 윤 대통령의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재영입위원으로 각 지역·직역·계층의 대표들을 뽑은 만큼, 향후 인재영입 과정에서도 위원 선정에 걸맞게 다양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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