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주담대 고공행진 이유… 은행은 가산금리 계속 올렸다
5대銀 가산금리, 1월 2.64%→7월 3.05%
10년간 은행 가산금리 비교해도 높은 수준
은행, 당국 비판에 가산금리 내리기 나서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3.50%로 연이어 동결됐음에도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를 7월까지 인상하다 최근 소폭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은행권은 올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가산금리가 내렸다는 입장이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은행의 대출 가산금리가 여전히 높다고 지적한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10월 말 취급된 주담대 가산금리 평균은 2.79%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에 따라 5대 은행이 10월 취급한 주담대에 붙인 최대 가산금리는 3.57%, 최소 가산금리는 1.37%였다.
통상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를 빼 산출한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할 때 적용하는 가산금리는 은행마다 업무 원가, 연체 위험률, 목표 이익 등을 고려해 매긴다. 은행은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통해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만큼, 가산금리는 사실상 은행의 ‘마진’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3.50%로 동결됐지만, 은행권은 주담대 가산금리를 올렸다. 지난 1월 5대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 평균은 2.64%로 집계됐다. 이후 지난 2월 2.76%, 지난 4월 2.88%로 상승하더니 지난 6월에는 3.04%로 3%대를 넘어섰다. 지난 7월 3.05%로 최정점을 찍은 5대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는 하반기 들어 하락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로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10년 은행권 가산금리 평균과 비교해도 최근 수치는 높은 편이다. 지난 2013년 기준금리가 2.50%를 기록했을 당시 5대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 평균은 1.08%였다. 지금과 1.60%포인트가량 차이를 보인 것이다. 지난 2014년 기준금리가 2.00%였을 때 5대 은행 주담대 가산금리 평균은 0.87%를 기록했다. 이후 기준금리 1%대가 이어지며 가산금리도 1%대를 보이다 지난 2022년 기준금리가 2%대로 들어서자 5대 은행 가산금리 평균은 2.55%대를 넘어섰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채권시장 등 시장환경이 다르기에 가산금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 인건비 등 비용 상승, 신용점수별 연체위험률 등 여러 기준에 의해 가산금리가 매겨진다”며 “또 올해 들어 급증한 가계부채 등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여 왔으며 이마저도 하반기 들어서는 인하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차주(돈 빌리는 사람)의 이자 부담은 커지는 반면 은행은 역대급 이자 이익을 내고 있어, 은행의 가산금리를 향한 압박 수위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와 금융 당국은 은행의 이자 장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의 종노릇’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은행권의 막대한 이자 장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5대 은행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이익은 30조9366억원으로 전년 동기(28조8052억원) 대비 7.4%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총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1.8%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5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은행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주 연 4.77~6.47%였던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연 4.55~6.25%로 금리 상하단을 0.22%포인트 내리고, 신한은행도 4.96%~6.26%에서 4.77%~6.07%로 금리 상하단을 0.19%포인트 낮췄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도 각각 0.18%포인트, 0.13%포인트, 0.08%포인트씩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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