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LG에서 엄청 욕 먹었잖아요…나중에 성공해서 돌아올게요” 염갈량은 구단주와의 약속을 지켰다[MD잠실KS]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그때 엄청 욕 먹었잖아요…”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은 태평양 돌핀스와 현대 유니콘스에서만 선수생활을 했다. 현대가 태평양을 이어받았으니 원 클럽맨이다. 그러나 은퇴 후 현대에서 프런트, 코치 생활을 이어가다 LG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2008년 LG 스카우트팀 차장을 시작으로 운영팀장, 수비코치까지. 4년간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웃고 울었다. 그리고 2012시즌에 키움으로 돌아갔다. 그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염경엽 감독은 LG에서 처음으로 나갔던 그날을, LG가 29년만의 한을 푼 13일 밤에 털어놨다.
염경엽 감독은 “감회가 엄청 남다르다. LG에서 엄청 욕 먹었잖아요. 그때 당시는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대상자가 내가 됐기 때문에 나갔다. 구단이 나를 못 나가게 하기 위해서 노력했지만, 내가 나가야 조용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암흑기가 길었다. 염경엽 감독이 LG에서 나간 그때도, 절정의 시기였다. 염경엽 감독은 “그때 구단주님에게 한 말씀을 했다. ‘나중에 성공해서 돌아오겠다’고. 그랬는데 우연치 않게 이렇게 됐다”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키움과 SK를 거쳐 2022시즌을 마치고, 11년만에 제2의 친정 LG로 돌아왔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은 못 됐지만, 그에 못지 않은 커리어를 쌓은 상태였다. LG에서의 실패 역시 그의 경쟁력으로 탈바꿈한 상태였다.
그렇게 LG는 염경엽 감독을 다시 만나 29년만의 통합우승 한을 풀었다. 염경엽 감독 역시 감독 1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됐다. 그는 “LG 감독이란 자리를 제의 받을 때 엄청난 행운이었다. 내가 맡은 팀 중 가장 우승에 가까운 전력이었다. 내겐 행운이 왔다 싶었다”라고 했다.
그러나 부담은 컸다. “진짜 부담이 컸다”라고 했다. 3년 계약을 했지만 올해 대업 달성을 못하면 나가야 한다는 말도 돌았다. 가족의 반대도 심했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끝내 해냈고, 2023년 주인공이 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이 힘을 줬고 프런트가 믿음을 줬다. 신뢰를 받으면서 지금의 좋은 성과를 만들었다. LG에 오기 전에 시련이 있었고, 휴식하면서 공부하는 시간이 큰 도움이 됐다. 실패한 것들을 정리하니 자양분이 됐다. 올 시즌을 치르는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그렇게 염경엽 감독은 당시 구단주와의 약속을 완벽하게 지켰다. 성공해서 돌아왔고, 돌아와서 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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