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터널' 나오니 칼바람이…주담대 3년 고정형 '곡소리'

정병묵 2023. 11. 14.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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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8월,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요새 높아진 금리에 이자 갚기가 빠듯하다.

당시 3년 고정 금리 2.12%로 받았지만 3년이 지난 시점부터 변동금리가 두 배나 높게 뛰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기에 3년 고정금리 상품을 가입한 후 변동금리로 전환한 차주들 입장서는 '찬 바람'을 제대로 맞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당시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4% 안팎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걸 받는 게 나았겠지만, 2%대 초저금리 시대에 그 상품을 선택하기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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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주담대 금리 2%대서 현재 4%대
매달 내는 이자만 두 배 이상 뛰어올라
주담대 금리 하단이 몇달 새 급등 여파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 2020년 8월, 내집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A씨는 요새 높아진 금리에 이자 갚기가 빠듯하다. 당시 3년 고정 금리 2.12%로 받았지만 3년이 지난 시점부터 변동금리가 두 배나 높게 뛰었기 때문이다. A씨는 “원금 상환액 규모가 초기에 적은 원리금균등상환을 받은 터라 원금을 많이 갚지도 못해 요새 내는 이자가 지난 3년 동안보다 두 배는 뛰었다”며 혀를 내둘렀다.

저금리 시대에 주담대를 3년 고정형으로 받았다가 변동 금리로 전환된 차주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4분기 들어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4.5%대, 상단이 7%대를 돌파하면서 갑자기 높아진 금리에 허덕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진=뉴스1)
3년만에 두 배 넘게 뛴 금리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10일 기준 시중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헙)의 주담대 변동 금리는 연 4.58~7.20%로 지난 3일(4.55~7.18%)보다 상·하단 모두 올랐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금리 하단이 4%대 초반이었으나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지수 상승에 따라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 3년 고정금리 상품을 가입한 후 변동금리로 전환한 차주들 입장서는 ‘찬 바람’을 제대로 맞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0년 8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56조9836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1606억원 늘었다. 2019년 12월만 해도 주담대 잔액은 440조 아래를 밑돌았으나, 2020년 부동산 투자 열기가 들끓자 3월 440조원을, 5월 450조원을 돌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5대은행 주담대 잔액이 10월 기준 520조원을 넘어 당시 대출 규모가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 주담대를 일으킨 차주들이 폭증하던 때”라고 말했다.

실제 2020년 금리 2.12%로 3억원(원리금균등상환·30년 만기)을 대출받은 경우 이자는 월 53만원이었다. 같은 조건으로 현재 주담대 변동 금리 최하단 격인 이율 4.6%를 적용하면 115만원으로 매달 내는 이자가 곱절이 넘게 뛰게 된 것이다. A씨는 “당시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4% 안팎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걸 받는 게 나았겠지만, 2%대 초저금리 시대에 그 상품을 선택하기란 불가능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주담대를 받을 계획 중인 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3%포인트가량 대체로 낮은 편이다.

고정금리 유도 나선 금융당국

금융당국은 가계 대출이 증가하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범위를 확대하면서 장기·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을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 취약층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는 범위에서 DSR 적용 범위를 점차 확대하는 한편, 현재 논의 중인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다음달 중 발표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DSR 산정시 가산금리를 추가 적용하는 규제다.

또 은행들 스스로 장기·고정금리 모기지 대출을 적극 취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유인 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은행별 고정금리 대출실적을 예금보험료 차등평가 보완지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 그간 혼합형 대출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던 ‘고정금리·분할상환 행정지도’를 개편하고, 순수 장기·고정금리 대출에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행정지도를 내년 1분기에 발표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를 거시적으로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 3년 전 저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심경이 복잡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지금은 고정금리가 유리하지만 당장 이자를 적게 낸다고 해서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은 섣부른 결정일 수도 있다”며 “정책적 방향을 보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병묵 (honnez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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