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놔줬으면…” 29년 만에 세상 밖에 나온 전설의 시계 롤렉스, KS MVP 오지환의 속마음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놔줬으면 좋겠어요.”

염경엽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KT 위즈와 경기에서 6-2 승리를 거두며 29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1990년, 1994년 이후 29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컵이 없었던 LG는 2023년, 29년의 한을 푸는 데 성공했다. 또한 LG가 지난 1994년 10월 23일 인천에서 태평양 돌핀스를 3-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둔 29년 28일 전 이후 1만 614일 만이다.

한국시리즈 MVP는 오지환이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5경기서 타율 03.16 6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2차전 솔로홈런, 3차전 역전 결승 스리런홈런, 4차전 스리런포 등 단일 시즌 한국시리즈 최초 세 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 90표 가운데 83표를 받았다. 압도적인 표였다.

또한 오지환은 이병규, 류지현, 박용택도 달지 못했던 LG 우승 캡틴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2009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이후 15년을 기다린 순간이 드디어 찾아온 것.

오지환은 “팬분들이 오래 기다리신 것 같다. 기쁘다”라며 “지금 이 순간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 또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이 많이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연속 우승을 하는 데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형들과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단일 시즌 한국시리즈 최초 세 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을 썼다.

오지환은 “KT 불펜이나 선발 모두 직구에 강점이 있다. 나에게는 부담감이 없었던 게 KT에 좌투수가 없었다. 불펜이 모두 우완이었다. 그러다 보니 빠른 구종을 노렸다. 무조건 직구 타이밍을 가져가려 했다. 현수 형이 한국시리즈 시작 전에 ‘우리 좋은 선택을 하자. 아쉬운 선택하지 말자’라고 이야기를 했다. 어이없이 직구를 흘려보내지 않으려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어린 친구들도 그렇고 우리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도전적인 시즌이었다. 늘 아쉬움만 남기고 떨어졌다. 늘 현수 형이 좋은 선택, 후회 없는 선택을 하자고 했다”라며 “사실 늘 긴장을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긴장이 되지 않았다. 재밌었다. 실수를 하더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전설의 시계 롤렉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야구팬으로 오랜 기간 LG에 큰 애정을 갖고 있었던 고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은 1998년 한국시리즈 MVP에게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당시 약 8천만원 상당 고가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했다. 그러나 1994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 2002년 한국시리즈 진출 이후 한국시리즈 연과 없었다. 올해 드디어 주인공을 찾았다.

오지환은 “아직 롤렉스를 보지 못했다. 고민이 많다. 내가 차고 다니기에는 부담감이 있다. 구본무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놔줬으면 좋겠다. 난 더 좋은 시계, 요즘 시대에 맞는 시계를 받겠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올해 선수들의 마인드가 도전으로 바뀌었다. 어린 선수인 성주, 민재, 보경이 등 누구 하나 주눅 들지 않고 자신 있게 했다. 누구 한 명 고를 거 없이 다 잘했다. 신구 조화가 좋은 느낌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