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2]킬러문항 배제·변별력 확보…출제당국도 긴장 고조

신설된 출제점검위 '킬러문항 제거' 임무…38일간 함께 합숙
'오류 방지' 위한 고난도 문항 검토·출제 기간 연장은 올해도

(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문제·답안지가 전국의 시험지구로 향하고 있는 14일, 출제당국의 긴장감도 함께 고조되고 있다.

수능 출제·검토는 삼엄한 경계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 같은 긴장감이 새삼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다만 올해 수능은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출제당국의 부담이 배가되는 모양새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올해 수능 출제·검토위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관리 인력 등 출제본부 730여명은 모처에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38일간의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수능 출제는 기본적으로 출제위원이 문제를 내고 검토위원들이 난이도·오류 등을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지난해부터는 통상적인 검토 절차에 고난도 문항 검토 단계까지 신설됐다. 다수의 조건이 활용되거나 다양한 풀이 방식이 존재할 수 있는 고난도 문항을 집중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이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출제오류가 발생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해 3월 마련된 절차다.

사회·과학 분야 검토 자문위원을 8명에서 12명으로 확충하고 전체 출제기간을 기존 36일에서 38일로 늘린 것도 이 때문이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공정수능 출제 점검위원회'(출제점검위)의 검토 단계까지 신설됐다.

출제점검위는 킬러문항 출제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 위해 평가원에서 독립된 기구로 구성됐다.

위원 25명 전원은 시·도 교육청 추천을 받은 경력 10년 이상의 교사다. 과거 수능 출제·검토위원으로 참여한 경력도, 사설 문제집 발간에 참여한 적도 없는 교사들 가운데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검토를 마친 문항을 살펴보며 킬러문항으로 여겨질 수 있는 소재·논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맡는다.

출제점검위 역시 '감금' 합숙생활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수능 출제·검토위원은 수능 당일 마지막 5교시가 끝나야 비로소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한편 수능이 치러진 뒤에도 킬러문항 출제 여부 등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출제점검위와 함께 만들기로 한 '공정수능 평가 자문위원회'는 수능 성적이 발표된 이후인 12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출제 내용을 평가하고 개선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문위의 자문 내용은 내부에서만 대외비로 공유하고 외부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