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점 확대·전자중개 구축…외환거래 시장연장 만반의 준비"[만났습니다]①

이정윤 2023. 11. 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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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
홍콩·북경 이어 해외 사무소 4곳으로 확대
애그리게이터 ‘소매 외환중개시장’, 韓 필요한 시장
스팟거래 확대 위해 8월부터 새 전산시스템 도입
3월 부임 이후 서둘러 ‘선진화 TF’ 발족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내년 하반기 외환시장 선진화방안이 시행되면 새벽 2시까지 거래 시간이 연장된다. 늘어나는 거래 시간을 커버할 수 있는 런던 사무소, 외국 금융기관 등 시장 참여자 확대에 대응하는 싱가포르 사무소 등 2곳의 추가 거점을 설립해 완벽하게 대비하겠다.”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는 최근 서울 중구 한국자금중개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외국 금융기관(RFI)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만큼, 보다 가까운 접점에서 원활하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기관 간 외환, 채권 등 금융상품 거래를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한국자금중개는 내년 상반기 런던과 싱가포르에 사무소 설립을 위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로써 현재 홍콩과 북경에 2곳인 해외 사무소가 4곳으로 늘어난다. 우 대표는 “런던은 스와프와 신규 시장 개척 측면에서 중요하고. 싱가포르는 향후 금융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돼 최소한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 시행되는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은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해외 소재 외국금융기관이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당국은 미국처럼 향후 외환시장 운영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우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가 지난 11월 3일 서울 중구 한국자금중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민간업체들과의 외국환 전자중개업무(애그리게이터·Aggregator) 논의는 어디까지 진행됐나?

△애그리게이터는 기존에 없는 ‘소매 외환중개시장’을 만드는 파트로,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외환시장 구조에서 우리 조직이 가진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고, 우리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서 공 들여 준비하고 있다. 헌재 법적 문제, 사례연구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애그리게이터 부문은 법령에서 새로운 제도를 인정해야 하기 때문에 연말에 최종 확정된다.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 절차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외 운영 사례, 국내 적용시 효과 등도 연구하고 있다.(애그리게이터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은행들과 고객 간의 외환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업무를 말한다)

-경쟁사인 서울외국환중개가 스팟거래에서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우려할 만큼 거래 쏠림이 심각한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중개시장이 생겼다. 당시 시장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공정한 가격 형성, 원활한 거래 접근성, 안정된 시스템 등 세 가지였다. 이런 고민 하에 우리나라에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 두 곳을 만든 것 같다. 그 바탕에는 두 중개사에서 형성된 가격을 서로 비교하면서 공정성도 찾을 수 있고 원활하게 거래 상대방을 찾아갈 수 있을뿐 만 아니라, 한 쪽에 시스템 오류가 있어도 다른 쪽에서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참여자와 정책당국에서는 ‘당초 기능이 현재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애당초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모습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팟거래를 늘리기 위해 지난 8월에 새로운 전산시스템을 도입했고, 거래 편의 제공, 대고객 접점 확대 등을 위해 애쓰고 있다. 시장에서 두 중개사가 적정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우해영 한국자금중개 대표가 지난 11월 3일 서울 중구 한국자금중개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외환시장 선진화와 관련해 정책당국, 은행들에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나?

△올해 3월에 부임한 뒤 한 달 정도 내부 준비를 거쳐 외환시장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매월 정례적으로 회의를 해왔다. 주축인 외환시장부, 전자중개부 두 부서에서 영국 진출시 법인 설립 인허가, RFI 거래소 절차와 시간, RFI가 원하는 것 등 굉장히 많은 사례 등을 연구했다. 최근 런던과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왔는데 느낀 바가 많았다. 정부가 해외에 나가서 설명회를 연 적은 있지만, 금융기관이 해외에 나가서 특정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청취한 것은 처음이었다. 기관이 직접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해주니 굉장히 고마워하더라. 질문도 너무 많았는데, 해외 거점을 통해 우리가 접점 기능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경쟁사 대비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있나?

△우리가 준비하는 것은 시스템과 소통이다. 시스템은 8월 론칭하면서 안정된 상태라고 생각한다. 소통 부문에선 런던과 싱가포르에 각각 두 차례씩 출장을 다녀왔다. 추가적인 접점을 만들어서 원활하게 얘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선진화 준비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는지. 내년 하반기 시행 후 우려되는 부분은?

△우선 시장과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워낙 시장이 예측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올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등 예상 못한 변수들이 너무 많다. 이런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또 RFI와 거래해야 하는데, 우리의 제도와 전산시스템이 잘 좇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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