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PC방서 점심…"메뉴 다양한데 가격마저 착해"

원태성 기자 장성희 기자 2023. 11. 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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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5000원은 절약되는 것 같아요."

요즘 점심 한 끼가 1만원을 웃돌지만 PC방 물가는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종각 근처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윤모씨(50대)는 "6개월 전부터 점심시간에 오는 사람이 늘었고 이제는 전체의 80%가 직장인"이라며 "20년 전과 비슷한 가격이 큰 이유인 듯싶다"고 말했다.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 PC방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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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PC방 이용자 80% 직장인 차지
"게임하고 스트레스 풀고 점심 값도 아껴"
2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한 식당의 음식가격표가 게시돼 있다. 이날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달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는 118.34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9% 올랐다. 2023.10.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장성희 기자 = "3000~5000원은 절약되는 것 같아요."

서울 종로 소재 PC방에 정장을 입은 30~40대 직장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총 84석 중 44석이 찼는데 그중 직장인이 80%를 차지했다.

이들이 PC방을 찾은 이유가 특이하다.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요즘 점심 한 끼가 1만원을 웃돌지만 PC방 물가는 아직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채소, 우유, 밀가루, 과일 등 원재료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다 보니 외식물가는 더욱 치솟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용요금과 음식 가격이 아직 오르지 않은 PC방에 젊은 직장인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경기 과천시의 한 PC방에서 학생들이 게임을 하고 있다.. 2020.3.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PC방에선 물가 역주행…20년 전과 같은 가격"

종각 근처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윤모씨(50대)는 "6개월 전부터 점심시간에 오는 사람이 늘었고 이제는 전체의 80%가 직장인"이라며 "20년 전과 비슷한 가격이 큰 이유인 듯싶다"고 말했다.

윤씨에 따르면 1998년 PC방이 처음 생길 때 요금이 시간당 1500원에서 2000원이었는데 25년이나 지난 지금도 1000원인 곳이 적지 않다. 윤씨는 "PC방은 물가를 역주행하는 업종"이라며 "고물가 시대에 사람이 더 몰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용료만 싼 것이 아니다. 맛집 블로그에 올라오는 PC방이 있을 정도로 음식의 가짓수가 다양한데 가격은 일반 식당 절반 수준에 머문다.

분식류인 라면과 떡볶이, 햄버거를 포함해 제육덮밥, 카레덮밥, 짜장밥, 짬뽕밥 등 메뉴가 다양하고 제육덮밥 5500원 수준 등 가격이 저렴하다.

종각 근처에서 근무한다는 문모씨(31)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일주일에 최소 한 번은 온다"며 "점심 먹고 커피 마시면 기본 1만5000원인데 시간도 때울 겸 1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최근 음식 가격을 올린 PC방도 일부 있지만 그래 봐야 일반 식당의 절반 수준"이라며 "마지막에 올린 것도 벌써 5개월이나 됐다"고 말했다. 윤씨는 "한 시간 남짓 게임하며 리프레시도 하고 점심도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웃었다.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면 PC방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PC방에서 카레덮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30대 김모씨는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도 풀고 점심 값도 아낄 수 있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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