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우승 감독으로 마무리
1994년 두 번째 정상 등극 이후 29년.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 속에 LG는 세 차례 우승 도전(1997, 1998, 2002년)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이광환 감독 이후 12번째로 지휘봉을 넘겨받은 염경엽(55) 감독이 네 번째 도전에서 기나긴 우승 갈증을 풀었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뒤 염경엽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LG와 ‘우승’이라는 간절한 목표 의식을 공유하는 관계”라고 했다. 프런트로선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감독으로선 ‘실패자’에 가까웠던 염 감독이었기에 우승이 그만큼 간절했다.
염 감독은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했다. 타격이 안 좋아 주목받지 못했지만, 수비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은퇴 후 현대 유니콘스 운영팀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자신의 말처럼 선수단 뒷바라지를 하는 매니저로 전표 관리가 주업무 중 하나였다. 그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LG 운영팀장과 코치로 활동하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로 옮겼다. 감독으로선 평가가 엇갈렸다. 2012년 넥센 지휘봉을 잡자마자 네 시즌 연속 가을 야구 무대를 밟았고, 2014년엔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2승 4패로 쓴잔을 마시며 삼성에 우승을 내줬다. SK가 2018년 우승했을 때는 감독(당시 트레이 힐먼)이 아닌 단장 신분이었다. 힐먼이 한국을 떠나자 SK 감독직을 이어받았지만, 또다시 주저앉았다. 2019년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3전 전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쳤다. 2020년엔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끝에 경기 도중 실신하기도 했고, 결국 10월 자진 사퇴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초 “올해 LG는 내가 그동안 맡았던 팀 중 투타 밸런스가 가장 좋다. 부족한 디테일을 채워 우승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염 감독은 스타를 앞세우는 팀 색깔을 지우고 ‘죽더라도 뛰는 야구’를 모든 선수에게 주문해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염 감독은 팀뿐 아니라 자신도 바꿨다. 스트레스를 밖으로 털어내지 못해 때론 병까지 얻었던 예전과는 달리 순간순간 감정을 그대로 털어놨다. 하지만 홈런을 때린 타자나 호투를 이어간 투수들과 포옹하면서 자신과 선수들 사이에 놓인 소통의 벽을 없애고 하나가 됐다. 염 감독은 “LG는 내년에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라며 “내년 내후년에도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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