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PEC 정상회의 앞두고 氣싸움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3. 11. 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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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軍 소통 채널 복원 최우선”
中, ‘하나의 중국’ 美 천명 기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오는 15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미·중 양측이 서로 원하는 의제를 내세우면서 기싸움에 들어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CNN, CBS에 잇따라 출연해 “미국과 중국 군대의 소통을 관리하는 것이 상호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이것이 최우선 과제(top agenda item)”라며 “(양국 군사 소통 채널이) 전술적·작전적 차원까지 복원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중국은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미·중 군사 당국 대화를 단절했고, 지난 2월에는 미국 본토를 가로지른 중국 정찰 풍선 격추 사태를 계기로 양국 군사 실무자급 대화까지 끊어졌다.

한편 시진핑은 바이든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와 대(對)중국 기술 제재를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진핑은 바이든이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를 재천명하고, 대만 독립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명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내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시진핑이 바이든에게 대만에 대한 무기 지원과 반중(反中) 지도자 지지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또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접근이 최소화되길 바라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미국은 중국과 관련 국가들의 영토·해양 권익 분쟁에 개입할 핑계를 만드는 것을 멈추고, 이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억제·봉쇄하지 말라”고 했다.

미국의 기술 제재 완화와 관세 인하도 시진핑의 급선무다. 중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 통제가 중국 경제성장을 막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특히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이 중국에 대한 추가 기술 규제를 내놓지 말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크다. 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와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등이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풀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시진핑이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2017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이후 6년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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