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가사라야 성공? K팝이 뒤집었습니다
英 가디언 “싸이 강남스타일 이후
K팝·라틴 음악 등 현지 언어 붐”
세계 대중음악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영어의 입지가 K팝과 라틴 음악의 약진에 급속하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의 대중음악 연구소 사운드 디플로머시 창립자이자 음악 칼럼니스트인 샤인 샤피로는 12일(현지 시각) 일간 가디언 기고 칼럼에서 “K부터 레게톤까지, 더 이상 영어 음악이 지배하지 않는 시대가 왔다”며 “전 세계 청취자들이 영어권 팝스타에서 벗어나 자국어로 된 박자, 운율, 가사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레게톤은 중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 유행하는 라틴 댄스음악을 말한다.
가디언은 비영어권 음악 약진의 기점으로 2012년 발표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꼽았다. 일부 후렴구를 빼곤 모든 가사가 순수 한국어로 된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핫 100차트 2위까지 오르며 유튜브 조회수 신기록을 잇따라 경신했고, 전 세계인들이 한국어 가사를 그대로 따라 불렀다.
샤피로는 K팝과 라틴 음악이 성장한 이유를 국가적 투자에서 찾았다. “K팝이 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데에는 개인의 창의력 못지않게 국가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한국은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문화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했다”고 진단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예산의 1%를 창조 산업에 투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패션·문화 등이 일본과 중국 등 주변 국가로 퍼져나갔다는 분석이다.
라틴 음악에선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을 음악 진흥의 중심지로 소개했다. 콜롬비아는 폭력 등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1996년 메데인에 음악 학교를 설립했다. 특히 2018년엔 국가 주도로 음악 교육과 훈련에 투자하는 진흥 계획도 채택됐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지난해에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악을 수출한 나라에 올랐다.
세계적인 팝스타 샤키라를 비롯해 제이 발빈, 말루마 등 콜롬비아 출신 뮤지션이 꾸준히 배출돼 빌보드 핫 100 차트 등에서 선전하고 있다. 샤피로는 이런 국가 주도 부흥 계획을 영국도 참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영국에선 오히려 신인 아티스트를 위한 지원금을 삭감할 예정”이라며 “풀뿌리 음악 공연장부터 클래식 음악, 음악 교육, 나이트클럽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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