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찬란한 문화, 창작뮤지컬로 재탄생
개막 보름 만에 7600여명 관람
과거와 현대 오가는 타임슬립
군무와 청각 효과 등 인기몰이
“최고의 공연! 열 살 아이까지 다시 보고 싶대요.”
“화려한 LED(발광다이오드),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칼군무가 시선 강탈.”
경북문화관광공사의 창작 뮤지컬인 ‘더 쇼! 신라하다’ 공연을 본 관객들이 온라인에 남긴 후기다. 시작부터 어깨가 절로 들썩이고, 끝까지 무대에서 한시라도 눈을 뗄 수 없었다는 감상평이 이어지고 있다. 여러 번 봤는데도 새롭고 즐겁다는 관객도 많다.
이 공연은 지난달 21일 경북 경주시 천군동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시작했다. 월요일은 제외하고 매일 공연이 열리고 있는데, 이달 12일까지 7632명이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매 가운데 10% 이상은 중국 일본 등 해외 팬들이다.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 경남 등 전국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평일 400명, 주말 500명이 경주를 찾고 있다. 공연 좌석이 560석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연일 관객들이 객석을 가득 채우고 있는 셈이다.
‘더 쇼! 신라하다’는 앞서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올해 7월 신라문화 기반 창작 뮤지컬 제작 공모에서 뽑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배우이자 홍익대 공연예술학부 교수인 남경주 씨가 예술 감독을, 록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등으로 감각적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준영 씨가 연출을 맡았기 때문이다.
공연은 2023년 한국 댄스팀의 리더인 ‘처영’이 세계대회를 앞두고 팀원들과 불화를 겪던 중 9세기 통일신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과거 신라와 현대를 넘나드는 탄탄한 무대를 바탕으로 ‘조화를 통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80분 공연 내내 보여준다.
화려한 출연진도 공연 전부터 관심을 얻기에 충분했다. 주인공인 처영 역은 아이돌 그룹 블락비의 멤버 유권과 마이네임 멤버인 세용이 맡아 열연하고 있다. 아이돌 걸그룹 모모랜드의 낸시와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린지, 2022년 뮤지컬 ‘완득이’의 박소현이 이채린(승만 공주) 역으로 출연한다. 특히 남 씨는 주요 배역인 ‘밀본’에 직접 출연하고 있다. 이 역할은 신화 출신의 김동완이 더블캐스팅돼 활약하고 있다.
‘더 쇼! 신라하다’는 공연 시작과 함께 나오는 곡(The Show)이 압권이다. 신라와 현대, 시공간을 넘나드는 영상과 시계 소리를 연상시키는 음악은 관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어 펼쳐지는 댄스팀의 힘이 넘치는 군무는 단숨에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백미는 ‘대장장이의 바람’이라는 곡과 함께 펼쳐지는 장면이다. 돌과 불, 금속으로 가득한 대장간의 열기를 실감 나게 표현해 현실감을 높였다. 생동감 넘치는 대장간 영상,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들의 경쾌한 망치 소리와 탭 댄스 사운드를 결합해 시각 및 청각 효과를 극대화했다.
공연의 마지막인 ‘커튼콜’도 흥행몰이의 일등공신이다. 배우와 관객들이 하나가 돼 또 하나의 드라마를 만드는 순간이다. 박갑순 문화엑스포사업본부 공연 담당은 “모두 함께 환호하고 박수를 치면서 매회 멋진 장면을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공연장을 나서는 순간까지 힐링하는 특별한 경험을 얻는다”고 전했다.
남 씨는 “공연 제목 ‘더 쇼! 신라하다’가 모든 것을 나타낸다. 신라의 찬란했던 문화 예술 그리고 신라의 정신, 특히 화랑도 정신을 쇼 형식으로 표현한다. 경주에서 이 공연을 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더 쇼! 신라하다’는 다음 달 7일까지 이어진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관객 1만5000명 이상 유치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조 사장은 “이 작품은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경주를 이끄는 새로운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남은 기간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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