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한국 문학 영문 번역 일등공신 싱가포르 여성
한국 문학 작품들(literary works)이 뒤늦게나마(albeit belatedly) 여러 외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소개되면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arouse an echo). 그동안 일본과 달리 한국 작품이 노벨 문학상 후보로 언급조차 되지 못한 것은 섬세한 작품 내용과 한국어 특유의 미묘한 어감(delicate content and unique subtle nuance)이 제대로 번역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한국 번역 작품 2개가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후보로 동시에 올라가는(be nominated simultaneously for the Booker Prize) 등 번역이 알차게 이뤄지면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국 작품 영문 번역은 흔히 영어 실력이 출중한(be outstanding) 국내 번역가 또는 한국어도 능통한(be fluent) 교포 1.5세나 2세가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대부분은 그랬다. 그런데 최근 한국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엉뚱한 외국인(unexpected foreigner with no ties to Korea)이 한국 작품 영문 번역에 큰 기여를 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올해 33세인 싱가포르 여성 샤나 탄. 영미권 최대 출판사인 펭귄랜덤하우스, 해리포터를 출간한 블룸스버리는 한국 작품을 영어권 시장에 내놓기 위해 한영 번역을 맡길 때 한국인이 아닌 그녀를 먼저 찾는다.
한국에서 20만부 이상 팔리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황보름 작가의 장편소설(full-length novel)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를 최근 ‘Welcom To The Hyunam-dong Bookshop’이라는 제목으로 번역한 것도 그녀였고, 올해 펭귄랜덤하우스 자회사인 더블데이가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Marigold Mind Laundry)’ 번역을 의뢰한 상대도 한국인이 아닌 그녀다.
샤나 탄은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 인터뷰에서 자신을 “우연히 된 번역가(accidental translator)”라고 표현했다. K팝 아이돌 가수의 한국어 트위터 내용을 영문으로 옮겨보다가 우연히 번역 쪽으로 들어서게 됐다고(stumble into translation) 한다. 그렇게 2008년부터 한국어를 독학하며(teach herself) 익힌 지 15년째다.
한국 문학 영문 번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여러 국가를 다니며 성장한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허정범)가 번역한 신경숙 작가 작품 ‘리진(The Court Dancer)’을 읽어본 것이 계기가 됐다. 언어와 언어가 아닌 문화와 문화를 소통시키는 문학 번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됐다(look at literary translation in a new light). 훗날 만난 안톤 허가 격려를 해주며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나서줬고, 외국 출판사들과 연결도 해줬다.
“번역가 쪽으로 일하게 될(work towards being a translator)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막연히(vaguely) 한국 문학 작품들을 더 많은 독자에게 알리는 데 도움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고 이렇게 빨리 이뤄질(come true) 줄은 몰랐네요.”
샤나 탄은 최근 또 다른 한국 작품 번역 계약도 맺었으나(ink another contract), 출판사와 약속 때문에 아직 작품 내용이나 작가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remain tight-lipped).
[영문 참고자료 사이트]
☞ https://www.straitstimes.com/life/arts/accidental-translator-shanna-tan-signs-four-book-deals-including-for-south-korean-bestsellers
☞ https://twitter.com/heyimshanna
☞ https://www.shannatan.com/translations/
☞ https://about.me/shanna.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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