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전에 공매도 금지까지… 모처럼 들썩이는 게임주

안중현 기자 2023. 11.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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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24% 떨어졌던 게임주 지수, 이달 들어 13% 급반등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 흐름이 부진해 투자자에게 시름을 안겼던 게임주가 최근 들어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10개 게임주로 구성된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올해 초부터 지난 10월까지 24% 급락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내 게임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적도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적 개선과 공매도 금지, 미국 국채 금리 하락 등 호재가 겹치면서 11월 들어 13일까지 KRX게임 K-뉴딜지수는 13%가량 급등했다. 이 기간 위메이드가 50% 폭등한 것을 비롯해 넷마블(21.1%), 크래프톤(18.4%), 컴투스(14.2%) 등 주요 게임사들의 주가가 대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래픽=양진경

◇이어진 호재에 게임주 상승

최근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그런데 일부 게임사의 ‘깜짝’ 실적이 게임주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는 모양새다. 주요 게임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크래프톤은 올해 3분기 1893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보다 31% 급증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인 145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이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281억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번 3분기엔 45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이 밖에 NHN, 컴투스, 네오위즈 등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게임주 분위기를 띄우는 데 한몫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공격적인 인력 채용과 사업 확장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면서 “올해부터 대부분 게임 기업이 적극적으로 비용 절감을 추진하는 것이 실적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공매도 전면 금지도 게임주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가총액 기준 상위 6개 게임사의 연평균 공매도 거래 대금 비율은 2021년 6.3%에서 올해 13.5%가 돼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공매도가 금지되자, 공매도 투자자들이 공매도 물량 청산에 나서며 주식을 사야 해서 당장 주가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신작 흥행의 불확실성, 신작 출시 연기 가능성 등의 이유로 게임주의 공매도 비율은 타 업종 대비 높은 수준이었다”면서 “공매도 금지로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전망”이라고 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최근 들어 안정된 것도 게임주엔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장중 연 5%를 넘어섰지만, 최근엔 연 4.6%대까지 내려왔다. 게임주는 성장주로 분류되는데, 보통 성장주들은 빚이 많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 주가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픽=양진경

◇신작 출시 지연 종목은 주의

오랜만에 게임주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모든 게임주의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이달 들어 주가가 17.8% 하락한 펄어비스의 경우 신작 게임 출시가 늦어지면서 증권가에선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버전이 출시된 후 펄어비스는 아직 신작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후속작 ‘붉은 사막’ 출시 시기가 미뤄지며 내년 펄어비스의 적자 폭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펄어비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6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6만2000원→5만1000원), 삼성증권(3만5000원→3만원) 등도 펄어비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신작 게임 출시가 지연되면서 증권가에선 목표가 하향 조정이 줄을 잇는다. NH투자증권이 카카오게임즈의 목표 주가를 3만4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내린 것을 비롯해 삼성·미래에셋·다올투자·유진투자증권 등도 이달 들어 카카오게임즈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동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대작인 ‘가디스오더’ 출시 시기가 내년 2분기로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존 게임들의 하향세가 지속하면서 4분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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