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롤렉스’ 주인공은 오지환… LG 우승 축하주 봉인도 해제

강동웅 기자 2023. 11.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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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구단 대표 '유물' 두 가지도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우승 축하주로 준비해 둔 일본 오키나와 전통 소주 '아와모리'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려고 준비해 둔 '롤렉스 시계'다.

구 구단주는 또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다음 번 우승 때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며 당시 가격으로 8000만 원이 넘는 명품 시계를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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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면 MVP에 선물주고 마시자”
故구본무 구단주가 1990년대 마련
故구본무 구단주가 남긴 아와모리 소주-롤렉스 시계 한국시리즈 두 번째 우승 이듬 해인 1995년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 때 세 번째 우승을 기원하며 오키나와에서 사온 지역 전통주 아와모리 술독(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구본무 초대 구단주가 1998년 해외 출장 길에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선물로 주려고 사온 롤렉스 시계. LG 제공
LG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구단 대표 ‘유물’ 두 가지도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우승 축하주로 준비해 둔 일본 오키나와 전통 소주 ‘아와모리’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려고 준비해 둔 ‘롤렉스 시계’다.

두 유물 모두 구본무 LG 초대 구단주(1945∼2018)와 인연이 깊다. 구 구단주는 1994년 오키나와에서 전지 훈련 중인 LG 선수단을 격려차 방문했다. 그리고 회식 자리에서 선수단과 아와모리를 마시면서 ‘올 시즌 우승하면 축승회 때 이 술로 다시 축배를 들자’고 제의했다. 실제로 그해 우승을 차지하자 LG 프런트는 ‘행운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 이듬해 전지훈련 때 이 술을 여러 통 사서 돌아왔다.

그러나 LG는 이후 28년 동안 술독을 열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사이 술 상당량이 증발해 버렸다. 이에 LG 프런트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오키나와로 날아가 같은 술을 사서 돌아왔다. 시리즈 3승을 거둔 다음에는 경기 이천시 LG챔피언스파크(2군 훈련장)에 잠들어 있던 원래 술독도 서울 잠실구장으로 옮겼다.

구 구단주는 또 1998년 해외 출장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다음 번 우승 때 한국시리즈 MVP에게 선물하겠다’며 당시 가격으로 8000만 원이 넘는 명품 시계를 사왔다. 당시 프로야구 최고 연봉 선수인 김용수(LG)가 1억4000만 원을 받을 때였다. 이후 이 시계는 25년 동안 잠실구장 내 구단 사무실 금고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LG는 그동안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시계 실물도 13일 처음 공개했다.

이 롤렉스 시계는 결국 LG 주장 오지환(사진)에게 돌아갔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93표 중 80표(86%)를 받아 한국시리즈 MVP로 뽑혔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오지환은 “롤렉스 시계는 구본무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 내가 차고 다닐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계를 받게 되면 구광모 회장께 드려서 LG 구단 사료실에 놔주면 좋겠다”며 “나는 요즘 시대에 좀 더 걸맞은 시계를 대신 받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이번 주 중 서울 강서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에서 우승 축하연을 열 계획이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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