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서울은 ‘엘도라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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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경기 분당신도시에 입주한 스무 살 '경기도민'은 영화를 보거나 공부하기 위해 수시로 서울을 오갔다.
온종일 '서울 생활권'을 드나들다 보니 여전히 '서울시민'으로 착각하고 살았다.
한 김포시민도 "'인천 편입론', '경기북도 분도론'에 이어 추석 연휴 때 내걸린 여당 전직 국회의원의 현수막에 서울 편입 얘기가 나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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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전 경기 분당신도시에 입주한 스무 살 ‘경기도민’은 영화를 보거나 공부하기 위해 수시로 서울을 오갔다. 온종일 ‘서울 생활권’을 드나들다 보니 여전히 ‘서울시민’으로 착각하고 살았다. 1995년 지방선거 때는 조순(민주당)·박찬종(무소속) 후보를 두고 사흘간 고민하기도 했다. 당시 1기 신도시에 거세게 불던 ‘서울 편입론’의 단면이다.
반성은 오롯이 위정자의 몫이고, 해법 역시 그들이 내놔야 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앞서 양동·양서면은 서울로, 계양·검단면은 인천에 편입된 김포의 민심은 찬반으로 찢겼다.
지난달 30일 여당 대표가 쏘아 올린 ‘메가 서울’ 논의에 성남·광명·하남·고양·구리 등 서울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일제히 동요하고 있다. 경기도 31곳 시·군 가운데 12곳이 서울과 잇닿아 있는데 이 중 김포 등 9곳의 단체장은 여당, 광명 등 3곳은 야당 소속이다.
과거 정치권은 세 차례 선거에서 ‘충청권 신행정수도론’, ‘뉴타운’ 등 행정구역을 둘러싼 이슈로 승부를 가른 적이 있다.
이번에도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다. 서울 편입론이 튀어나온 ‘그날’ 김포 지역 국민의힘 도의원들과 통화했다. 한 도의원은 “뉴스를 보고 알았는데 갑자기 물으면 어떡하냐”고 화를 냈고, 다른 이는 “당론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적어도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의사 전달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한 김포시민도 “‘인천 편입론’, ‘경기북도 분도론’에 이어 추석 연휴 때 내걸린 여당 전직 국회의원의 현수막에 서울 편입 얘기가 나와 뜬금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서울 편입은 엘도라도일까. 편입 도시 집값이 10%가량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에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고개부터 내저었다. 오히려 서울 강서·양천구 등 변두리가 ‘진짜 서울’이 되면서 집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편입 도시들이 도시개발 등 행정권과 세수 등 재정 운용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포의 연간 세수가 6000억원가량 감소한다는 전망도 있다.
그런데도 1300만 도민의 적잖은 수가 ‘서울 엘도라도’를 꿈꾸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할 수 있는 직장은 여전히 서울에 몰려 있고, 그곳에 가기 위한 교통은 ‘지옥’에 비유되는 삶의 조건이 그렇다. “아침, 저녁으로 다리 건너 구로 디지털단지로 출퇴근하는데 다리가 3개밖에 없어 힘들다. 그래도 서울로 편입되면 다리라도 더 놔주지 않겠느냐”는 한 광명시민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오상도 사회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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