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EV공장으로 '도약' 준비…'정주영 정신' 이어간다 [TF현장]

김태환 2023. 11.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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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복원한 정주영 선대회장 육성 메시지 공개
현대차 역사와 헤리티지 전시…"과거 계승해 미래 준비"

13일 울산 동구 현대자동차공장에서 열린 '현대차 EV전용공장 기공식' 도중 정주영 선대회장의 육성 메시지와 생전 영상이 공개됐다. /울산=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나는 자동차 공업으로 세계 시장 경쟁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꿈은 반드시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입니다."

흐릿한 흑백 화면 속에서 정주영 선대회장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자동차 공업의 세계적 성공을 확신하면서 그 근거로 우리가 가진 세계 제일의 무기 '기능공'이 있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정주영 선대회장의 확신은 실제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 행사장 정문 모습. 1960년대 처음 현대차 울산공장 기공식 정문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울산=김태환 기자

2022년 생산량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3대 자동차그룹으로 우뚝 섰다. 올해 3분기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의 전체 영업이익은 8조4000억 원, 실적을 공시한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이노션 제외)의 전체 매출액은 104조5000억 원,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이라는 최대 과제를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으로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2조 원의 자금을 투자해 울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고,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더팩트>는 13일 현대차 울산 전기차(EV)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과거에서 현재, 미래를 잇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확인하고 왔다.

현대자동차 울산 EV전용공장 부지에 대형 크레인 등 건설장비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울산=김태환 기자

울산 EV 전용공장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들어서는 현대차의 국내 신공장으로, 54만8000㎡ (약 16.6만 평) 부지에 연간 2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과거부터 '맨 땅에 헤딩' 하듯 기술을 연구하고 배워온 선배 기능공들이 있어 지금의 현대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3일 울산 동구 현대차공장에서 열린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정주영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정신을 강조했다. /울산=김태환 기자

특히,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의 복원된 육성과 영상이 재생되자 뭉클한 표정으로 화면을 뚫어지게 감상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저 뿐만이 아니고 모든 임직원들이 같이 (선대회장님의 정신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선대 회장님이 생각하셨던 그 정신, 그리고 '하면 된다'는 생각, 또 근면한 생각 등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같이 노력할 각오다"고 말했다. 이어 인본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자원이 없기에) 재산은 '사람'이기 때문에 현대차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전 세계에서 봐도 현대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휴머니티'이다"고 설명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13일 울산 동구 현대차공장에서 열린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 발표를 하고 있다. /울산=김태환 기자

이날 행사장에는 역대 울산공장 공장장을 비롯해 1960년대부터 울산공장 생산 현장에서 일했던 기술기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은 "기술기사 선배님들이 기술 발전에 힘써주신 덕분에 오늘날 정교한 제조 기술의 아름답고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차 울산공장은 생산라인의 기술자들을 도전하면서 발전해왔으며, 이는 사람의 가능성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사장도 현대차의 지난 50년 역사를 통해 헤리티지(정신)를 돌아보고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췄다. 장 사장은 "지난 5월에 해리티지 행사 했을 때 자동차 중심으로 과거부터 미래를 조망했고, 이제 그 차가 이제 태어난 이제 공장 중심으로 이제 또 다른 미래 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조망했다"면서 "오래된 과거를 통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 건가 보고, 기술을 집약하는 부분과 아울러 좋은 품질과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이 13일 울산 동구 현대차공장에서 열린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에 참석해 현대차가 만들어온 헤리티지(정신)를 소개했다. /울산=김태환 기자

기공식 한켠의 전시공간에는 현대차의 전동화 도전 역사가 전시돼 있었다.

헤리티지 전시는 울산공장의 지난 50년을 돌아볼 수 있는 △꿈의 시작 △꿈의 실현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꿈의 시작'에서는 울산공장에서 최초로 생산한 '코티나' 복원 차량을 비롯해 울산공장 설립, 경부고속도로 건설 관련 사료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울산에서 시작된 정주영 선대회장의 꿈의 발걸음들을 조명한다.

'꿈의 실현'은 현대차 전기차 프로토타입 '쏘나타(Y2) EV' 차량과 수소연료전기차이자 움직이는 실험 자동차 '롤링랩'인 'N 비전 74'가 함께 전시됐다. 이를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도전정신을 표현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13일 울산 동구 현대차공장에서 열린 '울산 EV전용공장 기공식' 장소에 수소연료전기차이자 움직이는 실험 자동차 '롤링랩'인 'N 비전 74'가 전시됐다. /울산=김태환 기자

'우리의 꿈, 오래된 미래'에선 현대차 울산공장이 그려온 꿈의 여정과 함께 했던 직원들의 인간 중심 이야기를 담은 공간으로 구성했다. 월급봉투, 사원증, 품질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빼곡히 써 내려간 손때 묻은 노트 등 울산공장을 만든 주역인 임직원들의 흔적들이 전시됐다.

한편,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위축되는 것과 관련해 정의선 회장은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전기차 투자는)기존에 계속 해왔던 투자고 원가 절감 등 비용을 줄일 여러 가지 방법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운영의 묘를 살려서 (투자를) 해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장재훈 사장 역시 "전기차는 특히 인프라 부분에서 충전 불편함이 남아있지만 크게 봤을 때 대세는 대세인 것 같다"면서 "한 번 이런 식으로 해서 (수요가 확장되면) 또 한 번, 또 다른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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