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점퍼 입고 '우승 직관' 구광모…29년 묵은 전설의 소주도 봉인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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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 트윈스의 3번째 통합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소문난 야구광이었던 구 선대회장은 LG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으며,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구 선대회장은 1994년 LG의 2번째 통합우승 당시 일본 오키나와에서 아와모리 소주를 사와 "내년에도 우승하면 이 술로 다시 건배하자"고 했지만, 30년간 축배를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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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 트윈스의 3번째 통합 우승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1994년 2번째 통합 우승 이후 29년 만에 다시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순간을 그룹 수장으로서 함께했다.
구 회장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5차전을 관람했다. 구 회장이 직접 구장을 찾은 것은 지난 1차전과 4차전에 이어 3번째다.
그는 직관한 경기마다 정장 대신 가을야구의 상징 유광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지난 4차전엔 관중과 함께 파도타기를 하고, 사진을 찍어주는 등 팬서비스를 해줬다. LG가 득점을 내면 주위에 있는 관중과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이날 5차전에서는 9회초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LG의 우승이 임박하자, 구 회장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현장 사진을 촬영했다.
구 회장은 LG의 우승이 확정되자 직접 단상에 올라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한 웃음을 보였고, 선수단에게 헹가래도 받았다.
그는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축하드린다"며 "오늘 승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LG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이 함께 일군 값진 승리"라고 말했다.
LG그룹의 야구 사랑은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왔다. 소문난 야구광이었던 구 선대회장은 LG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으며,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30년째 금고에 모셔놨던 일본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와 롤렉스 시계에 대한 일화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구 선대회장은 1994년 LG의 2번째 통합우승 당시 일본 오키나와에서 아와모리 소주를 사와 "내년에도 우승하면 이 술로 다시 건배하자"고 했지만, 30년간 축배를 들지 못했다.
구 선대회장은 또 1998년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며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 롤렉스 시계는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LG 오지환에게 돌아갔다. 다만 오지환은 "롤렉스는 구광모 회장님께 돌려드리고 다른 선물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2018년 타계한 구 선대회장의 야구사랑은 팬들도 잊지 않았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故) 구본무 회장님 보고 계십니까, 들리십니까"라는 글귀가 적힌 스케치북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구 선대회장님 그립습니다", "우리가 해냈습니다" 등 구 선대회장을 그리는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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