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잔혹사' 끝…LG, 오스틴·켈리와 '해피엔딩'
에이스 켈리, KS 1차전 6⅓이닝 1자책·5차전 5이닝 1실점 호투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LG 트윈스가 외국인 선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침내 외국인 선수들이 영향력을 발휘하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고대하던 통합 우승을 이뤘다.
LG는 지난 2년간 외국인 타자의 잇따른 부진으로 속앓이 했다.
2020시즌 117경기 타율 0.278 38홈런 86타점의 맹활약을 펼친 로베르토 라모스와 재계약을 맺었으나 이듬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1경기에 나서 타율 0.243 8홈런 25타점에 머물며 2021년 6월 방출됐다.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저스틴 보어는 더 저조했다.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70 3홈런 17타점에 그쳤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도 외국인 타자들의 타격 난조에 고통 받았다.
100만 달러(13억원)를 들여 영입한 리오 루이즈가 27경기 타율 0.155 1홈런 6타점에 머물면서 개막 후 두 달 만에 짐을 쌌다.
그해 6월 루이즈를 대신해 로벨 가르시아를 데려왔지만, 가르시아 또한 끝까지 팀과 동행하지 못했다.
가르시아는 LG 합류 후 3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6 4홈런 19타점이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고, 결국 10월 퇴출됐다.
2년 연속 외국인 타자 없이 포스트시즌을 치른 LG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진출에 실패했다. 가을야구에서 한 방을 쳐줄 주포의 빈자리를 뼈저리게 느꼈다.
하지만 올해 LG는 복덩이를 품에 안았다. 새 얼굴 오스틴 딘이 외국인 타자 저주를 해결했다.
오스틴은 올 시즌 139경기 타율 0.313 23홈런 9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93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며 팀의 정규시즌 1위 등극에 공헌했다. 팀 내 홈런, 타점, OPS 1위는 오스틴의 몫이었다.
오스틴의 불방망이는 KS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5경기에서 타율 0.350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특히 3차전에서 3회 팽팽한 균형을 깨는 선제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LG에서 올해로 5년째 뛰고 있는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는 KS에서 에이스의 위엄을 드러냈다.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작성하며 단일 시즌 가장 적은 승수와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남겼으나 KS는 달랐다.
1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6⅓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고, 5차전에서도 5이닝 5피안타 1실점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통합 우승 확정에 앞장섰다.
켈리는 내년 시즌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확률이 높다. 염경엽 LG 감독은 4차전을 앞두고 켈리와의 재계약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염 감독은 "프런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나는 고민하지 않고 내년에도 함께 가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가 팀을 위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왔을 때도 큰 도움이 된다. 1선발을 잘 구하고, 켈리가 2선발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새로운 구종도 개발해 내년 시즌 삼진 비율도 올라갈 것"이라며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LG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는 이번 시즌 21경기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1의 호성적을 거뒀다. 6월까지 출격한 15경기에서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1.66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팀의 시즌 초반 선두 경쟁에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골반뼈 타박상 여파로 8월2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예정된 회복 기간이 지났음에도 플럿코는 몸 상태를 우려해 다시 공을 던지는 대신 휴식을 원했다.
결국 정규시즌 마운드로 돌아오지 않은 플럿코는 KS도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는 외국인 투수 플럿코 없이 KS에 임하는 변수를 이겨내고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onotforge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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