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오지환 "롤렉스 시계, 갖기엔 부담…구광모 회장님 드려야"[LG 우승]

권혁준 기자 2023. 11. 13.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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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33)이 자신의 공언대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되고 '롤렉스 시계'도 손에 넣었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오지환은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이 준비한 롤렉스 시계도 받게 됐다.

2018년 작고한 구본무 전 LG 회장은 1997년에 다음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할 LG 선수에게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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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 회장님 유품이나 다름없어…시대에 맞는 시계 받았으면"
"정말 기쁘고 울컥, 팀 선배들도 생각나…이 우승이 시작점이길"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LG 주장 오지환이 시상식에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뒤 환호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의 캡틴 오지환(33)이 자신의 공언대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가 되고 '롤렉스 시계'도 손에 넣었다. 그러나 막상 롤렉스 시게의 주인이 된 오지환은 "갖기에는 부담스럽다"며 고사의 뜻을 밝혔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했다.

한국시리즈 MVP로는 오지환이 선정됐다.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 93표 중 80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한국시리즈 최고의 별로 뽑혔다.

그는 이번 시리즈에서 0.316(19타수 6안타)에 3홈런 3볼넷 8타점 6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차전부터 4차전까지 연속 아치를 그리면서 단일 시즌 최초 한국시리즈 3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오지환은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이 준비한 롤렉스 시계도 받게 됐다. 2018년 작고한 구본무 전 LG 회장은 1997년에 다음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할 LG 선수에게 당시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다. 오랫동안 금고에 잠들었던 이 시계는 결국 오지환이 가져가게 됐다.

시리즈 도중 내심 MVP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던 오지환은 정작 시계의 주인공이 되고 나니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한국시리즈 MVP 오지환이 부상으로 받을 롤렉스 시계. ⓒ News1 서장원 기자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직 시계를 실물로 보지는 못했는데 고민이 많다"면서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나 마찬가지이니 내가 차기엔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시계를)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고, 나는 다른 좋은 선물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면서 "요즘 시대에 어울리는 좋은 시계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어렸을 때부터 LG의 오랜 팬이었던 오지환은 롤렉스 시계보다 LG의 우승 그 자체에 대한 기쁨이 더 크다고 했다. 그동안 이병규, 박용택, 이동현 등 LG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던 여러 선배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캡틴' 완장을 달고 해낸 감격이기도 하다.

그는 "정말 기쁘고 많이 울컥하기도 하다. 팀 선배들이 많이 생각난다"면서 "팬 여러분들도 정말 오래 기다리셨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함께했던 30명이 오래 기억됐으면 좋겠고, 감독님 말씀대로 이 우승이 시작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LG 트윈스가 6대2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LG 주장 오지환이 시상식에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그동안 큰 경기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 일이 많았던 LG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 김현수와 오지환, 박해민, 박동원은 물론, 문보경, 문성주, 신민재, 유영찬 등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도 맡은 바 제몫을 다했다.

오지환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김)현수형과 '더 이상 후회되는 선택을 하지 말자'고 얘기했다"면서 "시즌을 치르면서 도전적으로 임해온 것이 자신감을 키웠고, 베테랑과 어린 선수 할 것 없이 모두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은 이런 큰 시리즈를 앞두고는 긴장을 했는데 이번엔 긴장이 되지 않았다"면서 "실수해도 '포기하지 말자', '그럴 수도 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임하다보니 경기도 잘 풀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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