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해민 "다이빙 캐치 순간, 알았다…오늘 우리는 우승한다"(종합)[KS]

문성대 기자 2023. 11. 13.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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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초 수비서 김민혁 안타성 타구 잡아내고 우승 확신
5차전 MVP 선정…"29년간 기다려준 팬들이 MVP"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2,3루 LG 김현수 2타점 적시타 때 2루주자 박해민이 득점하고 오스틴과 기뻐하고 있다. 2023.11.13. kgb@newsis.com


[서울=뉴시스]문성대 김주희 기자 =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33)이 '공수주'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박해민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3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 중견수 겸 2번 타자로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2도루로 맹활약했다.

결승 적시타와 함께 공수주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박해민은 한국시리즈 5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LG는 외야와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2021년 12월 프리에이전트(FA) 박해민을 4년 60억원에 영입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이미 우승 경험이 있는 박해민은 LG에서도 2시즌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1차전을 석패했던 LG는 2, 3, 4차전을 잡아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상대에게 추격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이날 선발 케이시 켈리와 불펜진이 강한 LG에게 가장 필요한 건 선취점이었다.

선제 득점의 적시타가 박해민의 배트에서 나왔다. LG는 3회말 선두타자 문성주의 안타와 신민재의 볼넷, 홍창기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잡았다. 곧바로 박해민이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리드를 가져왔다.

이후 3루 기습 도루에 성공한 박해민은 김현수의 내야 땅볼 때 홈을 밟아 추가 득점에 기여했다.

박해민은 4회초 뛰어난 수비 실력도 선보였다. 2사 1, 2루 위기에서 KT 김민혁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잡아냈다. 김민혁의 타구음과 함께 전력 질주한 박해민은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직전 몸을 날려 잡아냈다.

KT 공격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완벽한 수비였다. 박해민의 호수비를 본 LG 선수들은 모두 깜짝 놀라며 우승에 한 발 다가선 것을 느꼈다.

타격감을 잡은 박해민은 5회 무사 1루에서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후 2루 도루에 성공해 KT의 배터리를 흔들었다. 이어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다시 한 번 득점을 올렸다.

박해민은 7회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성공하는 등 자신의 임무를 100% 수행했다.

LG는 베테랑 타자 박해민과 김현수, 선발 케이시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6-2로 완승을 거뒀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3일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초 2사 1,2루 상황 LG 중견수 박해민이 kt 김민혁의 타구를 잡은 후 기뻐하고 있다. 2023.11.13. myjs@newsis.com


경기를 마친 뒤 '우승 티셔츠'를 입고 만난 박해민은 "내가 데일리 MVP를 받았지만, 29년을 기다린 팬들이 MVP가 아닐까"라며 오래 기다림 속에 응원을 보낸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날 4회 박해민이 보여준 수비로 LG는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박해민은 "김민혁 선수가 너무 좋은 타격감을 가지고 있었다. 타구가 나에게 올 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전력분석팀에서 뽑아준 타구 분포도를 믿고 그 자리에 있었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이빙 캐치를 하는 순간 100% 잡았다고 봤다. 그때 '오늘 우리가 이겼다, 우승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대타가 나와서 성공하면 분위기가 확 넘어가는데 추가점을 끊어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수비 하나로 확신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해민은 삼성 소속이던 2014년 통합 우승을 경험한 뒤 두 번째 정상을 맛봤다.

삼성 시절의 우승을 떠올리며 "느낌이 다르다"고 소감을 밝힌 박해민은 "LG가 29년 만의 우승이라는 걸 알고 있고, 우승 퍼즐을 맞추기 위해 나를 영입하셨다는 것도 알았다. 지난해는 아쉬웠지만 올해는 해피엔딩으로 끝나 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신예로 우승에 일조했던 삼성 시절과 달리 LG에서는 베테랑 타자로 앞장서야 했단 점도 마음가짐을 다르게 했다. 박해민은 "삼성에서는 능력 좋은 형들을 따라 묻어갔다면, 지금은 팀을 이끌어 가는 느낌이라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LG가 정상에 설 수 있던 비결로는 '외국인 타자'를 들었다. 올해 LG의 일원이 된 오스틴 딘은 정규시즌에 이어 KS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박해민은 "우리가 가지지 못했던 외국인 타자가 4번 타자로 중심을 잡아줬다. 덕분에 (김)현수 형, (오)지환이도 부담을 덜고 타격을 하지 않았나 싶다. 오스틴을 영입하면서 실력뿐 아니라 경기에서 지고 싶어 하지 않는 파이팅, 인성 등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동료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올해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를 뽑기가 정말 너무 어렵다"며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똘똘 뭉쳤던 동료들을 떠올리며 미소 지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sdmun@newsis.com,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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