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 염경엽, “절실함으로 시즌 시작했고 결국 우승”
염경엽(55) LG 감독이 우승 소감으로 “기다림 속에서 변함없이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팬들이 우리 선수단에게 우승이라는 절실함을 만들어냈다”며 “그 절실함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결국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6대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는 1차전 패배 이후 내리 4연승을 달리며 1990년, 1994년 이후 구단 역대 3번째 우승을 맛봤다.
다음은 염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
“우선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함께 좋은 경기를 펼쳐준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우리 팬분들께서 오래 기다렸는데, 팬 분들이 기다림 속에서 변함없이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우리 선수단에게 우승함이라는 절실함이 만들어졌다. 그 절실함으로 시즌을 시작했고, 페넌트 레이스를 치르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잘 풀어주고 그러며 제게 많은 자신감을 줬다. 정규시즌 1위하고 우리 선수들이 성장해주고, 자신감 갖고 이런 자신감으로 한국시리즈에 들어왔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가장 중요한 1차전은 패했지만, 2차전 잡았던 게 중요했다.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자신감을 되찾는 흐름을 가져오며 전체적으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LG 마지막 우승 때 상대팀 선수였다.
“그때는 내가 상대팀 선수였지만, 우리 전력이 떨어졌다. 우리는 지키는 야구를 했고, LG는 공수에서 완벽한 팀이었다. 이번 우리 우승은 선발 때문에 고전했다. 2선발이 비면서 힘든 경기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정규시즌 때처럼 우리 승리 조들이 한 단계 성장해서 중간에서 함덕주, 김진성, 유영찬, 백승현, 이정용 등 모든 선수들이 신구 조화를 이루면서 선발 부족을 채울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케이시) 켈리가 선발 역할을 해주면서 지키고 공격적인 야구를 하며 4승1패로 끝날 수 있었다.”
-과거 우승 실패 경험이 어떤 원동력이 됐는지.
“시련을 겪고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그동안 감독 생활뿐만 아니라 모든 시즌을 돌아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게는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어떤 부분들이 부족했고, 좋았는지 돌아봤다. 미국 연수 갔을 땐 시간이 많았다. 가족도 없고 혼자라 내가 정리했던 노트를 다시 체크하고 재정리하는 시간을 보냈다. 내가 실패한 것들이 자양분이 돼서 이번 시리즈 준비 과정부터 마지막까지 많은 도움이 됐다.”
-언제 우승을 확신했나.
“우승을 할 수 있다 생각했던 부분은 2차전 역전했을 때다. 그 다음 확신 가진 건 3차전 이겼을 때다. 단기전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게 승운이다. 그래도 승운이 우리한테 있고 우리 선수들이 긴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는 것들을 봤다. 제가 가장 힘이 되는 건 선수들의 모습이다. 선수들의 모습에서 절실함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어디까지 갔건 끝까지 해낼 수 있다고 봤다. 난 6, 7차전까지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길게 가도 우승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1000만원은 누구에게 줄 것인가.
“박동원과 유영찬에게 500만원씩 나눠주고 싶다. 가방이라도 하나씩 샀으면 좋겠다. 영찬이한테 동원이 돈을 빼서 주기로 어제(12일) 저녁에 생각했다.”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뒤 울었는데.
“2014년도엔 전력상으로 우리가 월등히 떨어졌지만 승운이 왔다고 생각했다. 나 개인적으로 겁없이 덤빌 때였고 너무도 우승을 하고 싶었다. 승운이 왔는데 (기회를) 잡지 못한 아쉬움에 북받쳤던 것 같다. 우승할 때보다 준우승할 때 더 울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우승이 절실했는데, 29년 동안 우승을 못한 팀에 와서 부담이었을 것 같다.
“엄청 부담이었다. 부담감 안고 시즌을 시작했다. 5월에 4, 5선발 붕괴되고 승리조 무너질 때 잠을 못 잤다.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잘 버텨 주더라. 타선도 터지면서 부족한 것을 채워줬다. 젊은 승리조들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 함덕주 이 선수들이 버텨주면서 4~5월을 넘긴 게 지금의 우승까지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기간 가장 힘들었을 때는.
“최원태가 (2차전에서) 1회를 못 버텼을 때였다. 투수 교체를 해서 나머지 이닝에서 한 점이라도 주게 되면 2차전도 넘겨주게 된다고 생각했다. 이때 넘겨줬다면 이번 한국시리즈는, 아무리 우리 선수들이 절실함과 열정 갖고 있어도 뒤진 상태에서 이기는 힘이 있을까 불안함이 있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즌 치렀나.
“바깥 얘기에 흔들리지 말자고 했다. 뛰는 야구에 대해 말이 많을 때도 엄청 고민했다. 결국 뛰는 게 절대적 목표가 아닌 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망설임과 초조함을 없애는 것이라 생각했다. 자신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드는 게 LG가 성공할 수 있는 첫 번째라 생각했다. 거기에 맞는 야구를 하면, 우리가 갖고 있는 구성에서 뛰는 야구,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치는 공격적인 야구 통해 팀이 당당한 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들고자 했다. 이게 목표였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과 함께 끝까지 꾸준히 노력했던 부분들이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내년 전망과 준비는.
“올해가 중요하다 생각했다. 올해 통합 우승이 내년에 더 큰 자신감을 만들어주고 힘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다. 신구 조화가 잘돼 있다. 우리 선수들 1년에 한두 명씩 더 키워낸다면 LG가 조금 더 명문 구단으로 갈 수 있고 우승할 수 있는 힘을 받는 첫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년에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더 강해진 LG가 될 것이다. 팬들께도 이제 시작이라고 이야기했다.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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