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MVP 오지환 “이 멤버 기억해달라”…데뷔 15년 만에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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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꼴찌' 엘지(LG) 트윈스를 안타까워했던 한 고교 야구선수는 2023년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거듭나 유광 점퍼에 맺힌 29년의 한을 풀었다.
엘지 원클럽맨으로 겪는 첫 한국시리즈에서 '캡틴' 오지환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지환의 한국시리즈를 향한 눈물겨운 도전은 프로에 입단한 뒤 15년이 지난 2023년이 돼서야 열매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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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 볼 수 있게” 롤렉스 기증 의사
15년 전 ‘꼴찌’ 엘지(LG) 트윈스를 안타까워했던 한 고교 야구선수는 2023년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거듭나 유광 점퍼에 맺힌 29년의 한을 풀었다. 엘지 원클럽맨으로 겪는 첫 한국시리즈에서 ‘캡틴’ 오지환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엘지는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케이티(KT) 위즈와 KBO 한국시리즈(4선승제) 5차전에서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오지환은 시리즈 5경기에서 19타수 6안타(3홈런), 8타점, 6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밑돌을 놨다. 그는 승리가 확정되자, 하늘을 보며 마운드로 달려 가 선수들과 뜨겁게 껴안으며 생애 처음 겪는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오지환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홈런 3개를 때린 배경을 놓고 “케이티 불펜이나 선발 투수의 모든 유형이 속구에 강점이 있었다. 속구를 흘려보내는 선택을 하고 싶지 않아 속구 타이밍을 공격적으로 잡은 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최우수선수만이 받을 수 있는 롤렉스 시계의 최종 주인공이 되는 영광도 누리게 됐다. 1998년부터 엘지 구단 사무실에 잠들어 있던 롤렉스 시계는 고 구본무 엘지 그룹 회장이 시리즈 최우수선수를 위해 남겨놓은 선물이었다. “최우수선수라면 다 받고 싶어하겠지만, 그냥 제가 받고 싶다. 제 권한으로 준다고 해도 저한테 주고 싶다”(미디어데이)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던 그는 롤렉스 시계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시계는 고 구본무 회장님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기에 엘지 트윈스와 팬분들이 많이 볼 수 있도록 (조처)하고 저는 요즘 시대에 걸맞은 좋은 시계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오지환의 한국시리즈를 향한 눈물겨운 도전은 프로에 입단한 뒤 15년이 지난 2023년이 돼서야 열매를 맺었다. 엘지는 2013년, 2014년, 2016년 그리고 2022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상대편에 가로막혔다. 오지환의 기록은 두 번의 시리즈에서 22타수 2안타로 저조했다.
그러나 그토록 갈망해온 첫 한국시리즈에서만큼은 달랐다. 엘지는 시원한 홈런으로 케이티 마운드를 여러 차례 침몰시켰는데, 그 중심에 오지환이 있었다. 그는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해결사로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차전에서 6회말 팀이 1-4로 뒤진 상황에서 솔로 홈런, 3차전에서 5-7로 뒤진 9회초 극적인 역전 쓰리런을 쏘아 올렸다. 4차전에서는 6-1로 앞선 상황인 7회초 케이티의 추격 의지를 꺾는 3점 홈런을 때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시리즈 시작 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자”며 선수들을 다독였던 오지환의 꺾이지 않는 열정은 엘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시즌 중 어려운 시도를 많이 하고 선수들이 적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배들이 주축으로서 부담을 많이 가지는데, 이번에는 어린 선수들이 잘해줘서 부담을 덜고 게임에 임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공을 후배 선수들에게 돌렸다.
가을마다 유광 점퍼를 입으며 우승을 기다려준 홈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지환은 “팬분들이 (우승을) 정말 오래 기다리셨는데,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많이 울컥한다.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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