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역사에 ‘가장 길고 넓은’ 세리머니···‘유광점퍼’는 잠실을 떠나지 않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 세리머니로도 ‘역대급’ 장면이 이어졌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결정되면 보통은 30분 전후로 그라운드 행사가 이어진다. 그 여운은 다시 30분 전후 이어진다. 그러나 경기장 스탠드 절반 남짓 관중들이 남아있는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13일 한국시리즈 잠실 5차전 이후 LG의 우승 세리머니는 달랐다. 내외야 스탠드 할 것 없이 360도 전방향을 유광점퍼로 채운 LG팬들은 우승 세리머니를 끝까지 지켜봤다.
2시간 56분이 소요된 경기로 오후 9시26분 종료됐지만, 1시간 가량은 대부분 관중이 스탠드를 지켰다. 또 오후 11시가 넘도록 그라운드에서 비공식 축하 장면이 이어질 때도 일부 관중은 떠나질 않았다.
1994년 이후 29년을 기다린 우승. 그만큼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장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LG 레전드 박용택 KBS 해설위원도 나타났다. 박 위원은 6차전 해설을 준비하기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가 현역 시절 그토록 갈망하던 LG 우승 광경을 목격했다. 박 위원은 “LG팬들 모습을 지켜봤다. 8회까지는 오히려 차분한 것 같았다. 감정이 9회 되니 분출되는 것을 봤다. 오래 기다리셨다는 기분이 다시 들었다”고 말했다.
LG 현장 관계자 대부분도 감정이 끓어오르는 듯 했다.
염경엽 LG 감독이 “우리는 이제 시작입니다. 내년에도 우승에 도전하겠습니다”라고 외쳤고,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오른 오지환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29년 만의 우승을 일궜습니다. 이 멤버 그대로 또 우승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구단주인 구광모 LG 그룹 회장이 큰 목소리로 “세계 최고인 무적 LG 트윈스 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자, 팬들은 “구광모”를 연호하기도 했다.
잠실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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