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숙원 풀었다…구광모 회장 "무적 LG" 환호
1차전 패배 후 4연승, kt 제압
故 구본무 회장이 준비한 선물
롤렉스시계 MVP 오지환 받아
13일 서울 잠실구장. 프로야구 KBO리그 한국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LG 트윈스 2루수 신민재가 kt 위즈 1번 타자 배정대가 타격한 공을 라인 드라이브로 잡아냈다. 한국시리즈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순간, LG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우승 순간을 만끽했다.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구광모 LG 회장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현장을 함께 찾은 관계자들과 환호했다.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이날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6대2로 물리친 LG는 1차전 패배 후 2~5차전을 내리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거둔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변하는 세월. 그래도 우승 순간은 짜릿했다. LG 선수들은 준비했던 눈꽃 스프레이를 뿌리면서 우승을 자축했고, 잠실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가을 야구의 상징인 유광점퍼를 입고 환호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들었다.
LG로선 29년의 한을 풀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그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LG는 199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다시 챔피언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7년과 1998년, 2002년에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정규시즌을 1위(86승56패2무)로 마친 LG는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1차전에서 kt에 2대3으로 역전패했던 LG는 2차전에서 반전에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5대4로 승리한 LG는 3차전 원정에서 난타전 끝에 오지환의 역전 3점 홈런으로 8대7로 이겨 분위기를 탔다. 이어 4차전에서 15대4 대승을 거둔 LG는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5차전에서 LG는 3회말 0의 균형을 깨트렸다. 1사 2·3루에서 박해민이 우익 선상으로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이어 김현수의 땅볼 때 홈을 밟은 박해민은 4회 초에는 2사 1·2루에서 김민혁의 타구를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해 잡아내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LG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29년 만의 우승을 계기로 고(故) 구본무 LG 선대회장이 LG 트윈스에 남긴 선물이 '봉인 해제'됐다. 1995년 초 전지훈련지였던 일본 오키나와에서 "또 우승하면 이 술로 축배를 들자"면서 구 선대회장이 선물했던 오키나와 특산품 아와모리 소주 3통이 28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게 됐다. 또 1998년 구 선대회장이 출장지에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선물하겠다"고 산 800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도 25년 만에 주인공을 찾았다. 이번 한국시리즈 동안 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의 성적을 낸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은 기자단 투표(93표 중 80표·득표율 86%)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구광모 LG 회장은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구단 관계자들과 환호하면서 자축했다. 뒤이어 선수들과 함께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서 헹가래를 받았다. 구광모 회장은 한국시리즈 1차전과 4·5차전 현장을 찾아 선대에 이은 '야구 사랑'을 과시했다.
"세계 최고의 무적 LG 트윈스 팬 여러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구 회장은 "오늘 승리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LG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 일군 값진 승리"라며 기뻐했다. 이어 "우승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2023년 챔피언은 LG 트윈스다. 무적 LG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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