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 "2차전 승리 후 우승 생각... 3차전 이기고 확신"

박주희 2023. 11. 1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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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시리즈에서 함께 좋은 경기 펼친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에게 경의를 표한다.

사실 6, 7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2차전 승리를 본 후) 만약 시리즈가 길어져도 충분히 우승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결국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 거고 내가 생각했던 야구를 LG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어린 선수들 1년에 한 두 명씩만 더 키워낸다면 앞으로 LG가 명문구단으로 계속해서 우승할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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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시리즈 승패장 인터뷰

승장 염경엽 LG 감독

염경엽 LG 감독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고 우승한 후 김현수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한국시리즈에서 함께 좋은 경기 펼친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긴 기다림 속에서도 변함없이, 그리고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들이 선수단에게 절실함 만들어줬다. 감사하다.
개인적으로는 1차전을 지고 2차전에 역전승을 거뒀을 때 우승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3차전을 이기면서 우승할 거란 확신이 들었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승운인데, LG에게 승운이 왔다고 봤다. 또 2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이 자신감도 얻었다. 시리즈를 치르면서 (2차전) 최원태가 1회를 못 버텼을 때가 가장 심적으로 힘들었다. 교체를 한 후 나머지 이닝에서 한 점이라도 주고, 그 때문에 2차전을 내주게 되면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봤다. 사실 6, 7차전까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2차전 승리를 본 후) 만약 시리즈가 길어져도 충분히 우승하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최우수선수(MVP)를 뽑아서 1,000만 원을 주려고 했는데, 박동원과 유영찬에게 500만 원씩 나눠줄 생각이다. 박동원은 자유계약선수(FA)로 돈을 많이 받았다(웃음). 유영찬은 내가 이닝을 끌고 가는 데 있어서 숨통을 터줬다.

(리그 초반에 팬들도 의심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일단 공부했던 것 중에 하나가 밖의 말에 흔들리지 말자는 것이었다. 결국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 거고 내가 생각했던 야구를 LG 선수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뛰는 야구'에 대해 한 창 (비판의) 말이 많을 때도 사실 엄청 고민했다. 그러나 뛰는 게 절대적인 목표가 아니었다. LG에 가장 필요한 부분은 망설임과 초조함을 없애는 거라고 봤다. 좀 더 자신있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 만드는 게 LG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LG 구성에서 뛰는 야구,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치는 야구를 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것이 좋은 결과물을 냈다고 본다.

가족들도 LG 감독간다고 했을 때 기쁨을 표현하기 보단 엄청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LG 감독에 부임했다. 아내는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모두 절에 가서 기도를 했다. 딸은 사실 야구장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올 때 마다 이기는 징크스가 있어서 이 추운 날에도 예비신랑과 함께 매일 와서 응원해줬다. 가족들이 큰 힘이 됐다.

이 우승이 마지막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다. 신구 조화가 잘 조성됐다. 어린 선수들 1년에 한 두 명씩만 더 키워낸다면 앞으로 LG가 명문구단으로 계속해서 우승할 수 있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장 이강철 KT 감독

이강철 KT 감독이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를 마치고 염경엽 LG 감독에게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고 있다. 뉴스1

우선 LG의 우승을 축하한다. 또 좋은 경기 해준 양팀 선수들에게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 KT선수들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타구가 많이 잡히는 등 운이 많이 따라주지 않았다. 결론은 KT가 졌지만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들 너무 잘해줬다.

정규시즌 최하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왔는데, 여기까지 온 원동력은 선수 전체가 하나로 뭉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부상도 많았는데, 비어있는 자리에 다른 선수가 올라와서 KT답게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해낼 수 있었다.

(대표팀을 맡으며) 바쁘게 움직이다가 다시 팀을 맡아서 왔다. 사실 처음에만 해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올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 포기하지 않고 나를 믿어준 스태프들 고생 많았다. 우승은 못했지만 얻은 것도 많은 한 해였다. KT가 앞으로도 잘 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선수) 누구누구라고 말은 못하지만, 정말 얻은 선수가 많다. 내년에는 부족한 점 보완해서 KT다운 야구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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