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전 영국총리 외무장관으로 컴백
'극우' 브래버먼은 해임
데이비드 캐머런(57) 전 영국 총리가 외무부 장관으로 내각에 깜짝 복귀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지지율이 야당인 노동당에 크게 뒤지고 있는 만큼, 국면 전환을 위한 회심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된 수엘라 브래버먼 내무장관은 결국 해임됐다.
13일(현지시간) BBC 등 영국 언론은 수낵 총리가 개각을 단행하고 캐머런 전 총리를 외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수낵 총리실은 이날 캐머런 전 총리를 상원의원에 임명하는 안을 찰스 3세 국왕에게 요청했고 국왕이 허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캐머런 전 총리는 선출된 의원 신분이 아님에도 내각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캐머런 전 총리는 외무장관 취임 일성으로 동맹국과 연대해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우리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위기 같은 무서운 국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정세가 급변하는 현 시점만큼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던 적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캐머런 전 총리는 2010년부터 6년간 영국 총리 직을 수행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잔류파였던 그는 2016년 6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찬성이 52.6%로 과반을 넘으면서 패배하자 책임을 지고 같은 해 7월 사임했다. 이후 테리사 메이,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총리가 뒤를 이었다.
이번 개각으로 수엘라 브래버먼 내무부 장관은 해임됐고, 제임스 클레벌리 외무부 장관이 그 자리로 옮겼다. 앞서 브래버먼 장관은 지난 8일 영국 일간 타임스 기고에서 "우익 국수주의 시위대가 공격적인 행위를 할 경우 정당한 제재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팔레스타인 지지 폭도가 이와 동일한 행동을 하면 무시한다"며 "일부 전·현직 경찰은 이를 이중잣대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해 논란에 휩싸였다.
수낵 총리가 이민, 노숙자 치안 등 문제에서 극우적 수사를 일삼던 브래버먼 장관을 내치고 캐머런 전 총리를 불러들여 당내 중도진영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한편 영국 보수당의 정당 지지율은 연초부터 25~27% 수준으로 떨어져 야당인 노동당 대비 크게 뒤지고 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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