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아들 대리시험’ 美 교수 증인 신청···검찰 “재판 지연 전략” 반박

조국 전 법무장관과 아들이 2019년 10월 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찾아 수감 중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를 면회했다./뉴스1

조국 전 법무장관과 정경심씨가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리한 입시 비리 혐의와 관련해서 담당 미국인 교수를 증인으로 채택해달라고 13일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측이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것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장관 부부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우수) 심리로 열린 공판 준비 기일에서 “(미국 조지워싱턴대) 제프리 맥도널드 교수가 내년 2∼3월에 한국 법정에 출석하겠다고 한다”면서 “(맥도널드 교수가) 법정에 와서 직접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아들의 시험을 대리한 혐의를 비롯한 입시 비리 혐의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조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는데 대리 시험 혐의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됐다. 이날 공판 준비 기일은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맥도널드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본 재판 중에 열렸다.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미국 현지에서 (대학) 규정을 운영하는 교수의 의견을 듣지 않고 형사 처벌 대상이 되는지 단정할 수 있겠느냐”면서 “맥도널드 교수도 (입시 비리) 재판 증언을 요청한다고 하니 ‘그게 왜 형사 재판이 되느냐’며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 본인이 경험하고 운영한 학교 제도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미 재판부가 다음 달 18일에 공판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는데, 미국에서 증인을 부르는 것은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며 반발했다. 검찰은 “(추가 증인 신문이) 반드시 필요한 절차인지, 소송을 지연시키는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문자메시지 등 객관적 증거가 명백해 증인 신문 여부와 관계없이 당부 판단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1심에서 조 전 장관 부부가 아들의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리한 정황이 나타난 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재판부는 맥도널드 교수를 한국에 직접 출석시키는 것보다는, 이메일 등을 통해 진술서를 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변호인은 “(맥도널드 교수를) 대동하는 형식으로 (증인 신문이) 가능하다면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있다”면서 증인 채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20일 예정된 본 재판에서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