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훈련장, 파주 아닌 목동이네
한 차례 연장 끝에 20년 만의 이별
천안 센터 완공 때까지 ‘호텔 생활’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향해 출항하는 클린스만호는 낯선 첫 출발로 눈길을 끌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를 상대로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싱가포르가 전력이 한 수 아래지만 긴장을 풀 수는 없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해야 하는 대표팀은 13일 오후 첫 훈련을 시작했는데, 모이는 장소가 예년과 달랐다. 익숙한 파주트레이닝센터(NFC)가 아닌 목동주경기장에서 손발을 맞췄다. 대한축구협회가 파주시와 맺은 NFC 사용 계약이 내년 1월 말 만료되기 때문이다.
협회는 2001년 11월 NFC를 파주시에 기부채납한 뒤 20년간 관리운영권을 받아 한국 축구의 미래를 키워왔다. 한 차례 증축을 거치면서 사용권을 한 차례 연장했는데, 이젠 이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협회는 이달 초 파주시의 요청에 따라 NFC 입찰에 참여했는데, 그 과정에서 연간 사용료로 26억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미 NFC 운영비로 30억원 안팎을 쓰는 협회 입장에선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협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선수들이 원한다면 돈을 더 쓰는 것도 고려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낡은 시설보다는 호텔에서 지내는 게 낫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며 “월드컵 2차예선부터는 원정 일정도 많은 터라 이번에는 호텔에서 머물며 훈련하는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협회는 이미 천안에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라는 새로운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개장이 목표였으나 시공사 선정 과정을 거쳐 2025년 상반기 개장하는 것으로 시기를 늦췄다. 선수들의 호텔 생활도 1년 조금 넘게 이어질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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