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육성 향한 클린스만 감독의 쓴소리...“국내에서 어린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못 받는 것 같다”
[골닷컴] 이정빈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감독이 K리그의 선수 육성 방법에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한창 기회를 받아야 할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사례까지 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에 있는 한 호텔에서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 나서 다가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2연전에 관해 출사표를 던졌다. 대한민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싱가포르와 첫 맞대결을 치른 후, 21일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상대적으로 한 수 아래 전력인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로 클린스만 감독은 방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와 중국이 쉬운 상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축구에선 절대 쉬운 경기는 없다. 지난주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를 봤는데, 결과는 말씀 안 드려도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바이에른 뮌헨이 3부 리그 팀에게 패하며 컵 대회에서 탈락하기도 했다”라고 경계했다.
이후 클린스만 감독은 측면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질문받자 “월드컵 때 대한민국 경기를 지켜봤다. 부임 후엔 월드컵 명단 외에 어떤 어린 선수가 있을까 돌아봤다. 연령별 대표팀 경기를 지속해서 지켜보면서 어린 선수들이 어느 팀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지켜봤다”라고 답했다.
이어 “해당 포지션은 우리도 고민이 많다. 사무실에 각 포지션마다 최소 3명의 선수 명단을 꾸렸다. 내부적으로 대표팀 명단에 있는 선수가 부상이 생길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논의를 꾸준히 한다. 지도자로서 심도 있게 논의하는 건 좋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국내 축구의 유망주 육성 방식에 의아함을 표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작성한 선수들이 국내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작심 발언했다. 해당 나이대에 선수들이 반드시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U-20 월드컵에서 4강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어디서 출전하고 있는지,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몇 선수들이 좋은 팀을 찾아 유럽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 선수들이 K리그에서도 경기를 뛰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에서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받는 게 어려운 것 같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이어 “18살의 이강인이 K리그에서 있었다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출전 시간을 받았을지 묻고 싶다.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 때부터 경기를 뛰어 지금처럼 성장한 것 같다. 도르트문트의 경우 매 시즌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킨다. 주드 벨링엄(20·레알 마드리드), 크리스천 풀리식(25·AC 밀란) 등 여러 선수가 있었는데, 국내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이강인을 언급하면서 구체적으로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언급대로 U-20 월드컵에서 재능을 발휘했던 선수 중 극히 일부만이 소속 팀에서 꾸준히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 2 통틀어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는 유럽 무대로 떠난 배준호(20·스토크 시티)와 골키퍼인 김준홍(20·김천상무)뿐이다. 이영준(20·김천상무), 강상윤(19·부산아이파크), 박창우(20·전북현대) 등 출전 횟수는 상당했지만, 부여받은 시간이 적은 선수들이 많았다.
K리그는 U-22 룰을 만들어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대다수 팀이 U-22 선수들에게 20분 남짓 시간을 준 후 곧바로 교체하는 장면이 잦다. 일각에서는 U-22 룰의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클린스만 감독은 리그 내에 제대로 해결책이 없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부족한 포지션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K리그를 파악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리그를 안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지속해서 지켜본다. 현장에 있으면 차두리 코치와 함께 보고, 유럽이나 다른 출장을 가면 차두리 코치가 상당히 많이 본다. 어린 선수들을 분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으면 세부적인 프로필을 공유하면서 꾸준히 출전 중인지, 앞으로 어떻게 활약하는지 보자는 의견이 나온다. 선수들을 조금 더 세밀하게 보려고 한다. 그런 부분에 있어 저희가 내부적으로 공감하면서 과정을 거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게티 이미지,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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