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천성산 일출 관광자원화 사업 첫 간담회 열기 후끈

김성룡 기자 2023. 11. 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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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반대 내원사 주지 및 통도사 주지 스님 등 참석
찬반 토론자 간에 설전 벌이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속 진행
나동연 시장, 사업취지 및 당위성 설명. 조만간 내원사 방문 밝혀
내원사 주지 스님 등 반대 입장 피력

경남 양산시가 추진 중인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과 관련한 관련기관 및 단체 간담회가 13일 오후 양산비즈니스센터에서 열렸다.

천성산 해맞이 관광 자원화 사업 간담회 장면. 양산시 제공


이번 간담회는 내원사를 비롯한 일부 종교단체가 국가지정 보호습지인 화엄늪 훼손 등 문제를 들어 사업추진을 반대하는 가운데 처음 열린 간담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나동연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과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내원사 주지 지도 스님 등 여러 스님들이 참석했다. 또 박원현 위원장을 비롯한 양산시민통합위원과 이종희 의장 등 양산시의원도 자리를 함께 했다.

나동연 시장은 이날 사업추진 경과 설명을 겸한 인사말에서 “천성산 정상 원효봉은 지난해 한국천문연구원 조사에서 새해 일출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다 천성산은 원효대사의 박물관이라 일컬어 질 정도로 원효대사가 수행한 토굴이 존재하는 등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나 시장은 “새해 첫 일출 상징성과 원효대사의 심오한 사상을 스토리텔링화하면 천성산 일출이 멋진 관광사업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이 천성산 해맞이 관광 자원화 사업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나동연 시장은 “천성산(千聖山) 명칭도 원효대사가 천명의 스님을 교화해 성인으로 탄생시켰다는 유래에서 비롯됐다. 다툼을 화해시키는 뜻을 지닌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은 요즘처럼 세계적으로 전쟁 등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사상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 원효(元曉)대사의 법명도 한자가 으뜸 원자에 새벽효자로 첫 새벽을 연다는 의미로 전국 첫 일출과 연관이 있다. 이런 콘텐츠를 매개로 일출 조망대인 ‘천성대’를 조성하고, 일출장소로 오르는 임도와 일출코스를 정비하는 천성산 해맞이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 통도사 제공


나 시장은 이어 “시는 천성산 주둔 공군부대 이전과 지뢰제거 작업 등으로 훼손된 천성산 복구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번 13개소 임도 정비와 등산로 정비도 훼손 환경복구의 일환이다”고 밝혔다.

나동연 시장은 “천성산 일출 관광 자원화 사업을 해도 행사는 새해 첫날 한번에 불과하다. 또 행사시에는 입장인원을 제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하면서 일반 차량 출입은 전면 차단하는 등 환경훼손이 거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 시장은 이어 “사업추진 과정에서 사전 협의없이 내원사 부지를 사용하려 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 드린다. 해당 부지가 시유지 등과 경계가 맞물린 지적 불부합지여서 착오가 있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나 시장은 “조만간 내원사를 방문해 습지훼손 등 우려사항에 대한 시의 대책을 자세하게 설명 드리겠다”고 밝혔다.

내원사 주지 지도 스님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내원사 주지 지도 스님은 “앞서 경부고속철도 터널공사 과정에서도 스님들이 천성산 환경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그런데 양산시가 땅주인인 내원사와 협의 한 번 없이 남의 땅에 일출 관광자원화 사업을 시도하려는 것을 보고 이 곳이 대한민국이 맞냐는 의문이 들 정도로 실망감이 컸다. 천성산 물줄기인 내원사 계곡에는 매년 4000명이 찾고 천성산도 전국에서 방문하는 등산 명소가 됐다. 천성산을 건드리지 말고 자연 그대로 두는 게 최선이다”고 밝혔다. 지도 스님은 “산은 하나로 연결돼 어느 한쪽이 훼손되면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자연은 훼손되면 복원을 위해 기다려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 천성산은 그대로 둘 때”라고 강조했다.

양산녹색환경연합 회원들이 간담회장에서 침묵시위를 하고있다. 김성룡 기자


통도사 주지 현덕 스님은 “천성산을 원형대로 보존해주면 좋겠다. 지금도 산악 자전거가 산정상을 마구 질주해 바닥 곳곳이 계곡처럼 깊게 패일 정도로 망가져 있다. 해맞이 조망대인 천성대를 만들지 않아도 천성산의 가치를 살릴수 있지않나. 1년이라도 휴식년제를 지정해 산이 쉴수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양산시민통합위원회의 김영희 위원은 “개발과 보존은 공존해야 한다. 앞서 천성산 경부고속철도 터널 공사 당시 일부 환경단체와 종교인들이 앞으로 습지가 육지화 돼 생태계가 크게 파괴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속철이 많이 다녀도 습지가 마르지 않고 멸종생물을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습지고갈 등 문제는 강수량의 차이에서 올 뿐 이다. 대구 비슬산의 경우 장애인 등 취약계층도 도 절경을 즐길 수 있도록 인근 사찰 주지와 신도들이 지방환경청에 케이블카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사람들이 천성산에 쉽게 올라갈 수 있게 임도를 넓히는 등의 작업도 필요하다. 시가 자연석으로 천문대를 만드는 등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면서 천성산 일출 명소화 사업을 하는데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양산녹색환경연합(회장 박철문)이 ‘천성산 화엄늪 습지의 육지화 대안은 있나’등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사업 찬성 측의 양산시민통합위원과 반대 입장의 스님 간에 설전이 벌어지는 등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속에 간담회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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