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 위에 딱정벌레 갈아만든 립스틱?…곤충 추출물 논란

박양수 2023. 11. 13.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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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간식이나 화장품을 생각할 때 곤충을 연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케이크를 먹거나 립스틱을 바를 때 딱정벌레를 먹거나, 바른다고 연상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딱정벌레 같은 곤충으로 만든 비밀 성분이 요거트나 케이크, 젤리빈 등의 식품이나 립스틱 등의 여러 소비용품에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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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 코치닐 딱정벌레에서 추출된 숨겨진 방부제는 식품과 립스틱과 같은 염색 제품에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언스플래시 제공]

맛있는 간식이나 화장품을 생각할 때 곤충을 연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도 케이크를 먹거나 립스틱을 바를 때 딱정벌레를 먹거나, 바른다고 연상하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은 딱정벌레 같은 곤충으로 만든 비밀 성분이 요거트나 케이크, 젤리빈 등의 식품이나 립스틱 등의 여러 소비용품에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우리 식탁의 음식에는 곤충에서 추출된 여러 재료들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코치닐 딱정벌레를 갈아서 만든 'E120', 또는 '카민(Carmine)'으로 불리는 코치닐 색소가 있다. 이 방부제는 케이크와 같은 식용 제품이나 화장품 등의 붉은색을 내는 데 사용되는 색소 첨가물이다.

이런 재료들은 교활하게도 제품 포장지에 '카민'이라고 표시돼 있다. 지난 2019년 유럽연합(EU) 지침에 따라 성분을 '코치닐'이 아닌 '카르민산'이나 '카민', 또는 E 번호로 표시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카민 색소는 화학성분을 합성해서 생산할 수 있으나, 식품산업에선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천연 코치닐 추출 착색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카민 또는 E120의 세계 최대 수출국에는 페루와 브라질과 같은 남미 국가 있는데, 이들 국가에선 농부들의 주요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카민은 오늘날 요구르트에서 빨간 과자, 젤리, M&M초콜릿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식품에서 발견된다. 식품업체 미스터 키플링의 슬라이스 치즈도 카민, 또는 E120이 함유된 인기 제품 중 하나다.

화장품 업체 에스티 로더의 립스틱 제품군에 함유된 성분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색소 첨가제가 인체에 유해한지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거리다. 수년 전 일본에선 가공식품이나 음료, 화장품 등에 쓰이는 코치닐 색소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코치닐 색소를 섭취할 시 호흡 곤란 등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한 병원에선 코치닐이 들어간 음료가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됐다.

세계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는 지난 2012년 '딸기크림 프라푸치노' 등의 제품에 코치닐을 사용하다가 채식주의들의 반발 때문에 이를 중단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딱정벌레 외에도 암컷 락벌레가 알을 낳을 때 생성되는 수지인 셸락(E904)이 수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과일 왁스에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하리보 황금곰, 젤리빈과 같은 과자의 유약을 만드는 데 밀랍(E901)이 사용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곤충 추출물을 대체하려는 노력들도 나타나고 있다. 음식물에 붉은 색을 내기 위해 카민을 대신해서 비트 뿌리에서 추출한 베타닌이 쓰이기도 한다.

커피 대기업 스타벅스는 이제 아이스 커피, 케이크, 스무디 등에 카민 대신 토마토를 기반으로 한 재료인 리코펜을 사용한다.

국제 채식주의자 연맹은 작년 대회에서 2023년 12월 말부터 셸락 함유 제품을 더 이상 승인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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